[기고] 가훈찾기
[기고] 가훈찾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1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원(창원시 마산합포구청 행정과 주무관)
이상원 창원시 마산합포구청 행정과 주무관.
이상원 창원시 마산합포구청 행정과 주무관

요즘은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지만 필자의 학창시절엔 가훈도 친구들과의 얘깃거리 중 하나였다. 학교에 제출하는 자료엔 가훈이 무엇이냐는 질문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필자의 집엔 가훈이 없었다. 벌이에 바빴던 부모님은 그것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얕보일라 당시 유행하던 ‘하면된다’ 라는 문구를 가훈으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한 집안의 교훈을 일컷는 가훈은 가정의 윤리적 지침으로서, 가족들이 지켜야 할 도덕적인 덕목을 간명하게 표현한 것이라 정의된다. 그것이 개인의 생활지침이 되면 좌우명이 되고, 어떤 단체 등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가치나 생각이 되면 슬로건이 된다. 또 정책보고서에는 정책의 비전이자 최종 목표로, 시정에서는 시정 슬로건 또는 구호가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가훈에 대한 얘기는 줄었지만 기업이나 단체의 가훈이라 할 수 있는 슬로건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외부에 내보이는 그들의 또 다른 얼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잘 지은 슬로건 하나 열 광고 안 부럽다’라는 말도 있고, 어떤 수많은 정책과 전국을 누비는 선거운동보다 ‘단 한 문장’으로 만들어진 ‘슬로건’이 한 나라의 수장을 만드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도 한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의 슬로건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에 필자는 큰 감명을 받았던 적이 있다. 알다시피 두산중공업은 사막지역과 고립된 섬마을 사람들의 타는 갈증을 해소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다. 또 그들의 슬로건처럼 지구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확신도 든다. 필자가 속한 창원시의 슬로건은 ‘사람중심 새로운 창원’이다. 그동안 토목·건설 등에 치중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사람중심의 행정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또 행정구이기는 하지만 5개의 구 지역마다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만의 슬로건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마산합포구는 창원 근현대사의 중심에 서온만큼 적게는 수년을 내다보는 슬로건이 필요해 최근 관련 작업에도 들어갔다. 필자도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줄 가훈 하나 집안에 내걸어야겠다는 다짐을 늦게나마 하게 된다. 

이상원(창원시 마산합포구청 행정과 주무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