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인이 되는 길
지성인이 되는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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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지성이 없는 지식인은 지식인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지식인의 생명은 지성에 있는지도 모른다. 현대의 놀라운 과학 기술문명 역시 인간의 창조적 지성의 산물이기도 하다. 지성에는 덕이 있고 또한 권위가 나타나기 때문에 과연 우리는 어떠한 지성을 닦아야만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성의 정의란 참과 거짓을 분간하는 재능이며 진실과 허위, 옳고 그름을 준엄하게 가르는 능력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주장하는 시시비비(是是非非)의 지성이 바로 용감하고 성실한 지성이기도 하다. 성실은 바로 판단하기 위해서 이고 용기는 올바른 증언을 하기 위해서다. 성실과 용기가 없는 지성은 올바른 지성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지성은 인간의 도구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러나 그 도구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도구는 어떤 목적에 봉사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성은 진실과 정의에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조와 신의 그리고 품위와 양심을 상실한 지성은 인간의 가장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성실과 용기의 덕을 지니는 양심적 지성, 옳고 그른 것을 준엄하게 가르고 언제나 옳은 편에 서는 공명정대한 지성,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기르고 닦아야 할 지성이다. 특히 행동하는 지성으로써 올바른 길을 잊지 않으면서 탐구하고 실험하고 개척하고 창조하도록 해야 한다.

살아가면서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사색에만 골몰하는 쪽으로 지성이 전략해서도 안 되며, 행동적 정열과 실천적 의지가 결핍되어서도 아니 된다. 이를테면 행동적 지성, 창조적 지성, 생산적 지성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행하기 위해서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 이론을 갖기도 한다. 지(知)가 없는 행(行)은 방향 감각을 상실한 행동이 될 수 있고, 행이 없는 지는 공허한 관념적 이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와 비판을 제일 기능이라고 한다면 행동과 창조는 지성의 제이 기능이기도 하다. “사색인처럼 행동하고 행동 인처럼 사색하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지식인을 위한 지침적계명일 수밖에 없다. 만약 행동에 참여하지 않고 사고와 비판에만 머물려고 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며 또한 지식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오직 행동에 살고 개척과 창조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그것이 바로 지성인이 되는 길이다.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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