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 국회' 민심 차가운데, 문 밖만 소란
'휴업 국회' 민심 차가운데, 문 밖만 소란
  • 김응삼 기자
  • 승인 2019.02.24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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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민생·개혁입법 과제 수두룩…“무조건 회군하라” 압박 지속
한국, ‘손혜원 국조’ 요구 고수…여론 부담에 “원내 투쟁” 목소리도
바른미래, ‘상임위서 손혜원 청문회’ 중재안…조정역할 부각 ‘안간힘’
‘5·18 망언’ 파문,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곳곳 암초
여야의 극심한 대립에 따른 국회 파행 장기화로 2월 임시국회 개최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정국의 시계는 이제 3월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제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강 대 강 대치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국회 정상화 협상에 따른 3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야는 사사건건 맞서며 올해 들어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했다. 1월 임시국회가 소집되기는 했으나 개점휴업 상태로 지난 17일 문을 닫았다. 각종 민생법안에는 먼지만 수북이 쌓였다.

여야 5당이 당초 지난 1월에 합의 처리하기로 했던 선거제 개혁 논의도 멈춰선 상태다. 또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을 위한 법제화 역시 제동이 걸렸다.

따라서 국회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고조되고 있고, 문희상 국회의장은 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당장 국회를 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원내 교섭단체인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당은 민생법안을 처리하고 주요 현안을 다루기 위한 임시국회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선뜻 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24일 국회 및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건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국정조사’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암초다.

한국당은 손 의원 의혹을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규정,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정치공세의 장을 만들려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했으나, 기존 주장만 되풀이했고 합의는 불발됐다.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국회 상임위 차원의 ‘손혜원 청문회’ 중재안 역시 별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회 파행을 한국당의 일방적인 국회 보이콧 탓으로 돌리며 한 치도 양보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조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국회를 여는 문제를 놓고 특검을 받아라, 청문회를 열자, 국정조사를 하자 등 각종 조건을 내거는 행위는 이제 더는 없어져야 한다”며 “한국당은 조건 없이 국회에 돌아와 따질 게 있으면 관련 상임위를 열어 따지라”고 했다.

반면 한국당은 국회가 열리지 못하는 것은 ‘민생을 포기한 채 정권 비호에 앞장 선 여당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손 의원 문제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를 민주당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한국당 전당대회(27일), 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을 기점으로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에 합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기간 국회 파행에 따른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당마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3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서다.

특히 야권 입장에서는 국회라는 무대가 정부·여당을 집요하게 공격할 수 있는 장(場)이라는 점에서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등원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유죄 판결을 고리로 드루킹 사건에 대한 제2의 특검을 3월 국회에서 추진하기로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실정이 거듭되면서 야당으로서 국회 상임위에서 따져야 할 것들도 쌓여가고 있다”며 “3월 국회가 열린다면 상임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원내 대여투쟁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 원내지도부로선 ‘빈손’으로 국회에 복귀한다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 실제 정상화 협상 타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여기에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파문이 계속되는 데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이 겹쳐 여야, 특히 민주당과 한국당의 갈등은 ‘감정싸움’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자당이 내놓은 ‘손혜원 청문회’ 중재안에 민주당과 한국당이 전격 합의할 수 있도록 적극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은 3월 국회 개회를 최고의 목표로 두고 유연하게 대처하려 한다”며 “민주당이 ‘조건 없는 국회 복귀가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책임한 일”이라며 중재안 수용을 촉구했다.

김응삼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최근 현안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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