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생명의 탄생과 멸절
[과학칼럼] 생명의 탄생과 멸절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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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전 김해교육장)
성기홍(전김해교육장)
성기홍(전김해교육장)

 45억년 전 ‘원시지구’와 ‘테이아’의 거대 충돌로 지구가 탄생된 이후 약 5억년이 지나고 나서 암석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지구 탄생 직후 마그마로 덮여있던 지구는 내부가 핵, 맨틀, 지각으로 나뉘는 과정에서 최초의 해양과 대기를 형성했다. 지구상 최초의 생물은 약 34억년전에 만들어진 화석에서 발견된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산소를 방출하는 광합성 활동을 하는 현생 생물은 약 24억년에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 원시 대기와 바다의 형성과정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생명의 탄생의 첫 단계는 핵산과 아미노산 등 생명을 구성하는 유기물이 만들어지는 화학 반응이다. 1953년 밀러-유리 실험은 물, 메탄, 암모니아, 수소가 있는 혼합 기체에서 번개의 역할을 하는 전기 스파크로 단순한 유기물이 만들어짐을 확인하였다. 
 생물의 역사에서 모든 생물은 태어나서 한동안 번성하다가 결국 지구에서 사라진다. 생명이 출현한 뒤부터의 지구의 연대는 생물이 발달한 단계에 따라서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뉘고, 각 지질 시대는 더욱 세분화된 연대로 구분된다. 각 지질시대의 마지막에는 많은 생물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그중에서도 ‘오르도비스기’ 말(4억 4400만 년 전), ‘데본기’ 후기(3억 7200만 년 전), ‘페름기’ 말(2억 5200년 전), ‘트라이아스기’ 말(약 2억 년 전), 그리고 ‘백악기’ 말(6600만 년 전)에는 특히 많은 생물이 사라졌다. 이 다섯 번의 시기를 ‘5대 생물 대량 멸종 시기’라고 한다. ‘대량절멸’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들은 멸종이 전 지구적 현상으로 특정 생물군이 아닌 여러 생물군에서 30% 이상의 식물, 동물종이 상대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멸종했을 때를 말한다.

 가장 파괴적인 멸절은 약 2억5000만년 전인 ‘페름기’ 말에 나타났던 ‘3차 대멸종’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해양 생물의 97%, 육지 생명의 70%가 사라지면서 고생대가 끝나고 중생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또 6500만년 전에 발생한 ‘백악기’5차 대멸종도 생물종 70%의 존재가 사라져버렸다. 이때는 지구의 지배자였던 공룡이 자취를 감추면서 중생대가 끝이 나고 신생대 제3기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대량 멸절은 행성의 충돌이나, 다량의 화산폭발로 인한 지구 대기와 환경의 급변이 그 원인이었다. 70%가 멸종했다는 말은 생물 개체수의 70%가 사망했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씨가 없어진 종이 전체의 70%라는 말이다. 즉 사라진 개체수는 거의 ‘지구가 통째로 비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도 광범위하고도 처참한 생명의 절멸인 것이었다.
 지금 지구는 인간들의 이기적인 생활을 위한 환경파괴와 지구온난화, 인위적 대량 재배·사육 등이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학자들의 경고가 있다. 현재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인간에 의해 지구의 역사상 가장 심각한 ‘6차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고 지적인 것이다. 인간의 도살 행위와 집약 농업 등으로 거대 동물의 개체 수가 70%나 줄고 이 중 59%는 멸종위기종으로 내몰렸으며, 포유류도 4분의1로 급감했다. 100년 후에는 고등 생물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아프리카의 300만년 된 지층에서 두발로 걷고, 두개골의 크기가 다른 유인원과는 확실하게 구분되는 유인원의 두개골 화석이 발견되었고, 이 유인원은 ‘호모사피엔스’로 명명되었다. 이 화석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현생인류의 화석이므로, 현생 인류의 탄생은 길게 잡아도 300만년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탄생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24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지구상에 나타난 지 불과 1분에도 못 미치는 짧은 시간을 살아온 ‘호모사피엔스’가 일으키는 ‘여섯 번째 대멸절’에 인류도 멸절되기까지에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지금부터라도 ‘6차대멸절’을 막기 위하여 인간들은 자연친화적인 생활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성기홍(전 김해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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