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대입제도, 일회성 처방 그만
백년대계 대입제도, 일회성 처방 그만
  • 경남일보
  • 승인 2019.02.27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간 우리의 대입제도는 자고 나면 달라지고 있다는 말도 한다. 대입 제도가 바뀌는 것은 광복 후 16번째다. ‘교육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이 무색하다. 평균 4년마다 한 번씩 바뀐 셈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바뀌는 입시제도가 불러온 교육 현장의 혼란이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수시로 바뀌는 대입제도 앞에 입시전문가도 헷갈리는 상황이다. 대입제도가 또 크게 바뀐다면 1997학년도에 수시모집 제도가 도입된 후 20여년 만에 수시·정시 구분이 없어진다. 그간의 대입제도를 보면 응급처치에 머무르는 일회용 처방만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이원화된 수시·정시 전형의 통합 전형 운영과 수능체제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한 대입제도 개선방안을 지난 26일 제시했다. 단장을 맡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차 연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입제도가 초중등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면서 “유·초·중등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들은 새로운 대안을 세워야 할 사명이 있고,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취지를 밝혔다. 보고서는 대입전형 구조개편의 중심은 수시·정시 비율 문제가 아닌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에 있다고 보고 통합전형 운영을 제시했다.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은 교육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형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이 모두 끝난 후에 실시할 것을 강조했다. 대안으로 전과목 절대평가, 수능자격고사화와 나아가 논·서술식 수능, 수능Ⅰ·Ⅱ등 다양한 유형도 제안했다. 교육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수능위주전형 30%와 연계하는 것에 대해 재고할 것을 요청했지만 대입 전형의 중점은 단순성과 공정성이다.

입시를 지금보다 이해하기 쉽게 단순화할 수 있고 학생부종합·학생부교과 등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경쟁과 매몰 비용도 피해야 한다. 수시 무제한 응시는 ‘묻지마 지원’사태를 불러온 게 사실이다. 대학의 ‘전형료 장사’란 말도 나왔다. 학교당 몇 만원에 달하는 전형료에 10여개 학교를 지원할 때 많은 재정부담이 고스란히 수험생과 그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대입제도개선연구단이 제시한 “대입구조개편 핵심은 수시·정시 통합”이지만 또 바뀔 대입구조는 교육의 백년대계를 감안,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