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소재 HK조선, 러시아에서 위기탈출
사천 소재 HK조선, 러시아에서 위기탈출
  • 문병기
  • 승인 2019.02.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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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쿠트그룹 자회사 슬라반카조선소와 합작법인 설립
3000억 원 건조의향서 제출, 조선산업 활성화 기대
사천지역의 한 작은 조선업체가 조선산업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그 해답을 러시아에서 찾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최근 몇 년간 갑질논란을 빚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음해와 도를 넘어선 불법적인 행동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도 이같은 결실을 거둔 것이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조선소는 사천시 향촌동 소재 HK조선(대표 박흥갑). 수 십년 전부터 이 곳에 터를 잡고 작은 어선들을 수리해오다 최근에는 해경 등 정부에서 발주하는 어업지도선 등을 수주하면서 외형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인근 마을 일부 주민들이 환경오염 등을 주장하며 도를 넘어선 행동에다 강력한 행정처분 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HK조선은 이같은 난관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한 때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조선업이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자 새로운 활로개척에 나선 것이다.

HK조선은 지난 25일 러시아 베르쿠트그룹의 자회사인 슬라반카조선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러시아 극동지역 어선 건조시장에 진출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형조선사가 러시아에 진출해 LNG선박이나 쇄빙유조선 등을 수주한 적은 있지만, 중소조선사가 러시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한·러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식에 HK조선 박흥갑 대표를 비롯해 창원시와 러시아의 베르쿠트그룹 테키예프 회장과 나탈리아 CFO, 루세츠키 박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합작법인 설립 계약 외에도 러시아 선주사의 발주 의향서 약정식도 함께 열렸다.

이번 한·러 합작법인 설립으로 수주되는 어선의 70%는 국내 조선소에서 제작하게 되며 제작된 어선 블록은 러시아 현지로 옮겨져 나머지 30% 조립 공정으로 선박 건조가 완성된다. 향후 설립되는 합작 법인은 40%에 달하는 관세와 5년간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조선기술로 선박을 건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동지역 선주들의 선박건조 의뢰가 이어져 법인 설립과 동시에 선박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HK조선은 현재 16척(최소 3000억 원 규모) 이상의 건조 의향서가 제출된 상태이다.

한편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러시아 정부의 조선산업 육성정책과 국내 중소조선사의 시장 개척이란 생각이 맞아 떨어지면서 두 나라 간 협력사업의 첫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박흥갑 사장은 “한 대 세계 조선산업을 주도했던 우리나라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현실에서 러시아 같은 국가와 이같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은 중소조선소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이 무엇인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내 상황이 어렵다고해서 주저 앉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함께 동참한다면 결코 조선산업의 미래가 어둡지 만은 않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25일 러시아 연해주 정부청사에서 HK조선 박흥갑(오른쪽 세 번째) 대표와 러시아 베르쿠트그룹 테키예프(오른쪽 네 번째)회장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H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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