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화재에 90대 노모 구하려던 아들까지 숨져
주택 화재에 90대 노모 구하려던 아들까지 숨져
  • 백지영
  • 승인 2019.03.03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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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의 한 주택에서 90대 노모와 60대 아들이 화재로 함께 숨지는 사고를 당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특히 아들 A(69)씨는 평소 노모를 살뜰히 모셔온 효자로 소문나 사고 당시에도 노모를 구하러 집안으로 뛰어 들었던 것으로 밝혀져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3일 소방당국과 마을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1시54분께 밀양 삼랑진 칠성마을의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소방관 등 37명과 소방차 등 장비 12대가 동원돼 약 15분 만에 진화됐지만 남긴 피해가 너무 컸다.

화재로 주택 60㎡가 모두 타고 가재도구가 소실되는 등 소방서 추산 1500여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하지만 90대 노모와 60대 아들이 끝내 숨진 채 발견돼 평소 왕래가 잦았던 마을주민들은 크게 슬퍼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불이 나자 아들 부부는 곧장 밖으로 탈출했지만 이내 노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깨닫고, 아들이 아내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뒤 아직 불이 번지지 않은 노모 방으로 급히 뛰어 들어갔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불길은 순식간에 번져 노모와 아들은 다시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들 A씨는 거실 출입문 부근에서 노모는 안방 입구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을주민들은 효심이 지극했던 아들과 노모가 변을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슬퍼하고 있다. 마을 이장은 “아들 부부가 몇 년 째 거동이 불편한 노모의 대소변을 받아가며 살뜰히 모셨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며느리 역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려는 걸 이웃 주민이 붙잡아 들어가지는 못해 목숨은 부지했지만 계속 실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영안실을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찾아가도 알아보지 못하는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아들과 딸, 남매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소방서는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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