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
성낙주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3.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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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는 맛도 좋고 몸에 좋은 타우린이 많다
군소의 몸 길이는 약 40cm정도로 못생긴 고구마처럼 두리뭉실하게 생겼고, 몸 빛깔도 흑갈색 바탕에 회백색의 얼룩무늬가 많아 그 외형이 흉측스럽기 짝이 없다. 주로 녹조류나 갈조류 등의 해조류를 먹고 사는데, 이 놈은 아무리 살펴봐도 이빨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먹을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입속에 치설(齒舌)이라는 이빨이 있어 조류를 잘 갉아 먹는다 하니 신통하기도 하다. 이름도 좀 특이하다. 머리 부분의 양쪽에 더듬이를 갖고 있어 얼핏 보아 토끼의 형상과 비슷하여 서양에서는 바다토끼(sea hare)라고 불리기도 하고, 또 군소가 육지의 껍질 없는 민달팽이를 닮았다 하여 바다의 달팽이라고도 한다.

군소는 색소를 완전히 빼낸 후 삶으면 부피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쫄깃쫄깃해진다. 여기에 쌉싸래한 맛에 초장맛이 어우러지면 그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자꾸만 손이 간다. 아마도 문어숙회보다 좀 더 나은 맛을 낸다는 것이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군소는 제사상에서도 꽤 대접을 받는다. 경상도 해안지방에서는 군소 꼬치를 혼례나 회갑 잔치상에 올렸고, 명절이나 제사에 군소 산적이 빠지면 헛제사를 지냈다 할 정도다.

군소는 약 2만개 정도의 신경세포와 간단한 신경 회로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 연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신경생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기르면서 실험에 이용하고 있다. 이 동물을 이용해서 신경망을 통한 학습과 기억의 메카니즘에 관한 연구로 신경계의 비밀을 캐낸 콜롬비아 대학의 에릭 캔덜(Eric Kandel)교수가 2000년에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군소의 성분조성을 보면 일반 해산 동물에 비해 수분과 회분이 많아 각각 89.4%, 2.5%이며, 조단백질도 비교적 많아 6.3%에 이른다. 반면에 지방은 1.6%에 불과하다. 무기질로는 칼슘이 109 mg%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인과 철분의 순이다. 비타민은 비타민 B1, 나이아신, 비타민 C가 소량 함유되어 있다. 유리아미노산은 17종으로 약 354.0 mg%였는데, 이 중 기능성이 뛰어난 타우린이 277.4 mg%로 총 유리아미노산의 약 78%를 차지하고 있다. 타우린의 기능성은 매우 다양하다. 고혈압 및 동맥경화를 예방하기도 하고, 심장질환의 예방과 치료, 간에 쌓인 노폐물을 처리하는 청소부 역할, 체내 지방대사 촉진, 뇌세포 보호작용, 세포 내 독성물질 제거, 공해에 의한 폐손상 보호, 신생아의 뇌 발달 등에 유익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최근에 연구된 보고에 의하면, 군소에 당의 일종인 GAG(Glycosaminoglycan, 반복되는 이당류 단위를 가진 음이온성 이형 다당류, 흔히들 뮤코(muco)다당이라 함)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여러가지 생물학적 활성이 높아 의약품, 화장품 및 기능성 식품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또 면역조절 효과를 높이며, 콜라겐 섬유 합성과 피부의 인장강도를 조절하며 암세포의 성장과 침윤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현재 GAG의 주된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축육은 가축의 여러가지 질병으로 인해 안전성 확보가 어렵다. 따라서 군소와 같은 대체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건강보조식품이나 혹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군소는 체중의 50%나 되는 생식기관을 포함한 내장부분은 거의 대부분 폐기되고 있다. 군소 내장 중에 부패세균이나 식중독균의 생육을 억제시키는 생리활성 물질의 존재가 확인된 바 있다. 그리고 반응성이 풍부한 활성산소의 소거 능력이 높다. 활성산소라는 친구는 생체 내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적절하게 제어되지 않으면 단백질, 지질, 핵산 등에 손상을 야기하며 발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치매를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폐기되는 군소 내장을 추출하여 항균 및 항산화제로 개발할 경우 식품첨가물로써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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