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는 멍에 사슬
내조는 멍에 사슬
  • 경남일보
  • 승인 2019.03.0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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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웅(서점 대표)
이무웅

내조의 공을 내세우지 않는 우리나라 여성의 특징은 나의 아내에게도 예외일수 없었다. 오늘날 다소 변질되긴 했지만 내조의 의미가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아내감을 선택할 때 겉으로는 약간 바보스러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슬기로운 여자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를 남존여비 사회라고 단정하는 일부 인사의 항변이 있으나 이는 왜곡된 역사관의 소산이며 오히려 그와 반대로 여성이 남성을 은밀히 지배하는 사회라고 말해야 옳을성 싶다.

주변에 남녀관계를 조금만 관심 있게 관찰해보면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 별견된다. 갓 혼인한 새댁들이 남편이 크게 변했다고 불평하는 것을 볼수 있다. 결혼 전에는 자신에게 그토록 사랑해주던 남자가 남편이 된 직후부터는 매사에 간섭하며 군림하려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영 딴판이다. 결혼 후 아내가 고분고분하고 더 헌신적인 애교로 나올 줄 알았는데. 아이 낳고 살다보니 장단점이 노출되니 어느새 호랑이로 변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경처가 아닌 애처가라고 자위하려 애쓴다. 공처가든 경처가든 애처가와 같은 의미라고 궤변하길 서슴지 않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대성 견해 차이에는 각기 타당성이 있다. 그러면 왜 이러한 견해 차이를 안은 채 우리들 남녀가 부부생활을 영위하지 않으면 안 될까. 그 까닭은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내조에 대해 남편과 아내 양쪽이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여성은 어릴 적부터 내조를 잘해야 한다고 보고 들은 터라서 혼인을 하면 내조하는 실력행사에 돌입한다. 반면 남편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아내의 내조를 필요로 하고 자신의 성공과 안정이 아내의 내조에 좌우된다고 믿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내조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성가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아내는 내조를 남편에 대한 지배라고 생각하는 반면 남편들은 아내의 간섭이라고 생각한다. 아내들은 자신들의 모두가 내조이므로 그래서 내조를 해야 하고 남편은 아내의 내조가 필요하다고 기대하면서도 저마다 견해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내조에 대한 관념이 약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도대체 내조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올바른 내조인가.

예컨대 조선시대 여권이 억압될 대로 억압됐다고 인식된 여성의 내조사례를 보면 부인이 남편으로 하여금 입신양명하게 하거나 남편에게 도를 권하고 혹은 타일러서 바르게 하여 잘못이 없는 경지에 들어서도록 하는 것이 내조라고 돼 있다. 다시 한 번 내조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

 

이무웅(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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