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천착해야 할 국민적 담론
정작 천착해야 할 국민적 담론
  • 경남일보
  • 승인 2019.03.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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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객원논설위원, 수필가)
하늘이 잿빛이다. 연 닷세를 넘게 이어져 오는 현상이다. 미세먼지가 아니라 초미세먼지, 그것도 가장 나쁨단계이다 경칩이라고 땅을 뚫고 나온 개구리도 놀라 땅속으로 다시 들어갈 형국이다. 그러나 정부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매뉴얼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게 고작이다. 그 내용은 이제는 삼척동자도 아는 내용이다. 외출을 삼가하고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하면 손발을 깨끗이 씻어라는 메시지이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블랙리스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청와대의 눈치만 보고 있다. 보다못해 국무총리가 나섰다.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은 초미세먼지에 대해 30%이상 저감하겠다면서 전 정부의 무대책을 탓한 바 있다. 서울하늘의 미세먼지를 다 들여 마시고 싶은 심정이라며 통분했다. 불과 2년전의 일이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초미세먼지가 가장 나쁨단계가 며칠째 계속되면 다음단계는 없다. 긴급조치 뿐이다. 대통령이 나서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긴급명영이라도 내려 경유차운행을 전면중단하고 초미세먼지 발생이 많은 화력발전소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생산공장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의학계는 이미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하고 나선 터이다. 해마다 봄철이면 편서풍을 타고 오는 중국발 초미세먼지와 황사가 한반도를 덮친다. 여기에다 송화가루 등 각종 꽃가루까지 겹치면 우리의 대기상태는 아마도 재앙적 수준에 이를 공산이 크다. 이런 상황을 두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했던가.

새 정부가 들어선 후 국정의 최대목표는 북핵문제와 관련된 한반도와 세계평화라는 거대 담론에 매몰된 감이 없지 않다. 그로인해 주요 국정과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이고 펼쳐놓은 정책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걷 돌고 있는 느낌이다. 소득주도성장을 골격으로 한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은 청년실업을 가중시키고 중소상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책임을 져야하는 주요 자리에 있던 장하성이라는 사람은 ‘나는 원래 무지개를 좆는 이상주의자‘라는 발언으로 국민을 당혹케 했는데도 또다시 막중한 주중대사로 임명돼 중국과 초미세먼지에 대해 담판을 벌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섰다고 하지만 수출은 3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수출이 먹거리를 좌우하는 우리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출산율은 0.98명이라는 마이너스상태로 떨어져 미래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전정책으로 인해 한수원은 가정용, 산업용에 이어 농업용 전기료마저 인상할 조짐이지만 정부의 원전정책은 요지부동이다.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단행된 과거정권의 흔적지우기는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려 부메랑이 되어 정부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한반도를 둘러싼 핵문제보다 더 절실하고 당면한 과제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정권을 요구할 때 내걸었던 공약을 다시 살피고 성과를 낼 시점이다.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초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빠른 시일내에 원전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현금을 퍼주는 미봉책의 복지와 청년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책도 시급한 우리사회의 담론이다. 저출산이 돈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이미 판명된 이상 젊은이들이 앓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대처하는 적극적 정책도 필요하다. 젊은 시절을 실업과 좌절, 꿈을 잃고 사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모맨텀도 지금 정부가 제공해야 할 가장 절실한 과제이다. 모처럼 국회가 정상화 된다고 한다. 당리당략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정작 국민이 아파하고 절실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 해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어차피 정치는 타협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되 정부는 국회의 결정을 받들어 나가는 것이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적 담론이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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