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온도
마음의 온도
  • 경남일보
  • 승인 2019.03.0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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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남(시인)
이신남

봄, 봄,‘봄’이란 글자가 새삼 예쁘고 어감도 좋다. 톡톡, 졸졸졸 봄이 오는 소리가 저만치서 분주한 3월, 요즘 땅속에서, 또는 겨우내 옷 벗었던 나뭇가지에서 수액이 흐르는지 눈에 보이는 것들마다 윤기가 가득하다.

모든 것이 새롭게 새 마음으로 시작되는 계절의 처음이다. 입학과 동시에 신학기라 학생들의 마음가짐 또한 다잡아 의지가 강하고 분주한 움직임이다. 우리집 거실 앞 베란다에서도 군자란 꽃대가 볼록하게 오르는 걸 보니 곧 꽃이 피겠다. 요즘 마음 안의 먼지까지 씻어 내리고 싶어 봄비를 기다려본다. 이문회우 이우보인(以文會友 以友輔仁) ‘글 또는 문화로써 벗을 사귀고 벗과 더불어 사랑의 공동체를 키워나간다’는 뜻으로 논어 안연 편에서 글귀를 떠올려 보았다. 인연이 모여 인생에서 즐거움을 찾아보는 시간들. 나를 찾는 시간이고 글로써 내 마음을 보이는 자리기에 차분히 드러내는 내 안의 마음 온도는 몇 도일까를 생각하면서 문득 사람에게 적정한 체온유지가 있다면 마음의 적정한 온도는 몇 도쯤인지 궁금해진다. 계절에 따라 온도 변화가 있듯 마음에도 희노애락의 감정에 온도가 오르고 내림을 우리는 흔히 혈압이 오르내림으로 감정 표현하면서 표정과 행동으로 언어를 대신 할 때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라고 점 하나를 찍어 놓고 우리는 무한한 선을 그을 수 있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각이든 원이든 선을 긋는 사람의 손에 달렸겠지만 그 손 또한 마음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마음의 온도’평온을 유지한다는 것이 어려운 줄 알지만 너무 추운 겨울도 아니고 더운 여름도 아닌 만물이 생장하는 봄의 화창하고 맑은 날씨처럼 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기만 하다면 평정심이 한동안 연속일 것이고 사회적으로 심각한 심리적인 병은 없지 않을까싶다.

봄기운은 희망이고 마음의 빛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마음을 잘 써서 봄날 개울가 물 흐르는 소리처럼 이면 삶은 지혜로울 것이다. 하여, 사람을 대할 때마다 부드럽고 따뜻한 봄날의 기운처럼 이면 세상에 아름답지 않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인간관계에서 마음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편안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서로가 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긴다.

그 옛날 아득한 봄의 시원(始原)으로 거슬러 올라 보아도 봄만큼 희망찬 것이 없으며 봄비 내린 뒤만큼 찬란한 봄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봄나물 가득 상큼하게 차려진 밥상 앞에서 사랑하는 마음과 정서적인 친밀감을 느끼며 행복호르몬을 분비시키는 시간을 가져보자 마음의 빛이 식탁 위를 환하게 밝힐 것이다.

 

이신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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