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향 가득한 산청 산골서 묵향 느껴볼까
매화향 가득한 산청 산골서 묵향 느껴볼까
  • 원경복
  • 승인 2019.03.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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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산골박물관’ 봄 기획 ‘매화·문방사우’展
 
매화 문방사후 기획전 벼루 설명하는 이상호 관장.


남명 조식, 퇴계 이황, 만해 한용운 이들의 공통점이 뭘까? 바로 매화를 사랑한 것이다.

남명 조식 선생이 말년에 직접 산천재(산청군 단성면)에 심은 매화나무는 6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꽃을 피우고 있다.

퇴계 선생 역시 매화를 사랑했는데, 임종 직전에 ‘저 매화 분에 물을 주라’고 했다는 일화가 이를 증명한다.

한용운 선생도 매화를 노래한 시와 그림으로 민족적 자존과 독립정신을 전한 대표적인 매화 애호가다.

이처럼 겨울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추위를 뚫고 꽃을 피워내, 봄이 왔음을 알리는 매화는 그 기품과 아름다움 덕분에 선비의 꽃으로도 불린다.

지천으로 매화가 꽃봉오리를 터트리는 요즘. 산청의 한 산골자락에서 매화와 문방사우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 매화, 그 기품과 봄내음을 만나러 떠나보면 어떨까. / 편집자주



◇봄 기획전 매화·문방사우展

산청군 신안면 갈전리. 산청의 명산 중 한 곳인 둔철산 동편에 자리한 이곳에는 지난 2015년 문을 연 산청산골박물관(관장 이상호)이 있다.

산청산골박물관은 매화와 문방사우를 주제로 오는 20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봄 기획전 ‘매화·문방사우전’을 연다.

이번 ‘매화·문방사우전’은 이상호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과 만해기념관에서 제공받은 작품을 선보인다.

300여 점의 벼루를 비롯해 먹 등 1000여 점이 전시장을 채웠다. 특히 퇴계 이황의 매화첩, 매산 황영두의 일지매 등 희귀 작품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퇴계매화첩 또는 퇴도매화첩으로 불리는 이 문집에는 퇴계 선생이 평생 동안 지은 매화 시 90여수가 담겨있다.

만해매화첩 상·하권은 지난 2014년 만해기념관에서 처음 선보였던 무곡 최석화(崔錫和) 선생의 작품을 제공받아 전시하는 것이다.

‘조춘(早春)’, ‘계월향에게’ 등 만해 한용운 선생의 매화 시를 화첩으로 엮어낸 것이다. 만해 선생의 매화 사랑을 여실히 보여주는 시 한편을 소개한다.

‘쌓인 눈 찬바람에 아름다운 향기를 토하는 것이 매화라면, 거친 세상 괴로운 지경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는 것이 용자니라. 꽃으로서 매화가 된다면 서리와 눈을 원망할 것이 없느니라. 사람으로서 용자가 된다면 행운의 기회를 기다릴 것이 없느니라. 무서운 겨울의 뒤에 바야흐로 오는 새봄은 향기로운 매화에게 첫 키스를 주느니라’― 용자가 되라 중에서

매화 전시에는 매산 황영두의 매화도 ‘일지매’를 비롯해 이석하의 묵매도, 허유의 매화도, 숙종과 영조의 어제가 쓰여 있는 오달제의 묵매도 족자 등 30여점의 매화 그림이 전시된다.

특히 ‘일지매’를 그린 매산 황영두 선생은 사천 출신으로 1900년대 진주를 무대로 활동한 화가로 이름 높다. 천재적인 그림솜씨로 고종의 부름을 받고 어전에서 그림을 그려 칭송과 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매화를 잘 그려 매선(梅仙)이라고도 불렸다.

현대 한국화가들이 그린 매화작품도 함께 손보인다. 주수일 교수의 ‘봄이왔네’를 비롯해 석당 우희춘의 ‘매조도’, 홍석창의 ‘매화하처재’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이외에도 매화도를 그리기 위한 필수 도구라 할 수 있는 벼루 등 문방사우의 전시도 같은 공간에서 진행된다.



 
매화 문방사후 기획전 그림 설명하는 이상호 관장
산골 박물관 이상호 관장



◇인터뷰 이상호 산청산골박물관장

“남명 조식 선생의 남명매와 단성면 단속사지의 정당매, 단성면 남사마을의 원정매를 산청 3매라고 합니다. 산청 3매는 단순히 오래된 매화나무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7대 매화 중 3매가 산청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청은 매화의 고장, 선비의 고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가 한창인 산청산골박물관에서 만난 이상호 관장은 매화의 고장 산청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다.

그는 평소 수집해 오던 벼루 수백점과 함께 만해기념관으로부터 대여한 매화작품 30여점, 지역소장가의 협조 등을 얻어 이번 기획전을 열었다.

이 관장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은 벼루와 붓을 사용한 기록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 생각과 사상을 표현한 선비들은 그 용도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벼루를 소장하거나 직접 가지고 다니기도 했습니다”라며 “이번 매화·문방사우 기획전은 봄을 맞아 선비들이 사랑한 매화와 벼루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이번 매화도 전시에는 300~400년된 매화도를 비롯해 현대 한국화가들의 작품까지 망라돼 있습니다. 그려진 시기와 기법은 다르지만 매화의 기품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한 작가들의 마음은 일맥상통할 것입니다”라며 “아름다운 계절 봄을 맞아 매화향과 함께 묵향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산청산골박물관은 산청군 신안면 중촌갈전로 859로에 위치해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55-972-7895)로 하면된다.

원경복기자

 

매화 문방사후 기획전 일지매 설명하는 이상호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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