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98)한양 투어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98)한양 투어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3.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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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한양 야경


요즘과 같이 연일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예보와 가시거리가 수 백 미터도 안 되는 날씨 속에서는 한양 나들이는 엄두도 못 내지만, 긴 세월을 이세 교육에 전념하다가 건강하게 자유인이 된 친구들을 축하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니 날씨쯤은 문제될 것이 없어, 세상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가장 편하게 보며 즐길 수 있는 종로5가역 앞의 광장시장에서 만나, 다양한 먹거리들을 즐기며 평소와는 좀 다르게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광장시장의 광장이라는 말은 구한말의 광장주식회사에서 유래했다는데, 청계천에 있던 여러 개의 다리 중 광교와 장교 사이에 회사가 있다는 의미에서 다리 이름의 앞 글자를 따 광장주식회사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현재 광장시장의 위치는 조선시대에 배오개라고 부르던 곳으로 배오개는 오늘날 종로구 인의동 남쪽에서 종로4가 예지동 일대인데, 배오개라는 지명은 여러 설 중 주변에 배나무가 많아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 것이 제일 어울린다.

광장시장에는 오래된 세월에 비례하여 먹을거리도 다양한데, 등록된 90여 개의 식당에는 육회 잔치국수 토스트 순대 마약김밥 족발 모듬전 등의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으며, 이들 중 마약김밥과 빈대떡은 광장시장을 대표하는 먹을거리에 올라있다. 한 번 맛을 보면 마약처럼 계속 먹게 된다고 해서 명명하였다는 마약김밥은 먹어보니 과연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친구가 안내하는 집들은 줄을 많이 서 조금 기다려야 해 불편했지만, 여기서 제일 맛있다는 빈대떡, 육회골목의 육사시미, 마약김밥에 어묵국까지 광장시장에서 3차를 하고는 바로 청계천을 따라 걸어 한양 투어에 나섰다.



 
빈대떡
육사시미
창의문


길이 10.84㎞, 유역면적 59.83㎢인 청계천은 북악산 인왕산 남산 등으로 둘러싸인 분지의 물이 모여 동쪽으로 흐르다가 왕십리 밖 살곶이다리 근처에서 중랑천과 합쳐져 서쪽으로 흐름을 바꾸어 한강으로 빠지는데 본래의 명칭은 개천이다. 옛날부터 홍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청계천은 계속하여 관리를 하며 복개까지 하였으나, 2003년부터 시작한 서울시의 청계천복원사업으로 청계천에 놓인 총 22개의 다리를 중심으로 정조가 어머니 경의왕후의 환갑을 기념하여, 아버지 장헌세자가 묻힌 화성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정조반차도를 비롯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한 도심 속 하천으로 꾸며져, 물고기와 철새들이 노니는 모습을 보며 여유로운 산책을 할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청개천 무지개 다리

 

청계천



잘 다듬어진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새벽다리와 전자상가를 지나고, 주변의 건물들을 둘러보며 평화롭게 노니는 다정하고 아름다운 청둥오리의 모습까지 보다가, 동아일보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3·1절 100주년 기념 민족평화신명천지축전을 비롯하여 광화문 광장에서 장엄하게 펼쳐질 삼일절 기념행사 준비하는 모습까지 구경하고, 광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앞을 지나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로 들어섰다.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는 경복궁 서쪽 마을을 일컫는 서촌마을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권이 발달하지 않았지만, 수년전 서촌역 앞에 있었던 금천교시장을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로 지정 개발하면서 한옥과 같은 전통가옥들의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빠르게 발전했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북쪽으로 한 블록을 지나면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로 지정된 먹자골목이 나온다. 여기는 고기부터 족발 일식 등 다채로운 먹거리를 파는 점포들이 즐비한데 평일 점심시간대와 저녁시간대에는 엄청나게 붐빈다.

아직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만나도 먹고 싶은 맘이 없을 것 같아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마치 봄 날씨처럼 포근하고 가시거리도 의외로 좋을 것 같아 한양의 야경을 보기 위해 인왕산으로 오르기로 했다. 제법 먼 길을 계속 걸었기에 산기슭으로 올라서기 전에 목이라도 축이려고 분위기 있고 호젓한 카페를 찾아, 카페라떼 한 잔으로 잠깐 휴식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은 후, 인왕산성길을 따라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야경을 잘 볼 수 있는 전망대를 향하여 올랐다. 

사이치킨

 

광장시장
광장시장




고도가 높아질수록 본격인 야경이 차츰 넓게 펼쳐지고, 제일 좋은 위치의 전망대에서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야경을 조망하며 행복감을 넉넉하게 나누고,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민족에 대한 사랑과 독립의 절절한 소망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견주어 노래한, 민족시인 윤동주문학관 옆을 지나 창의문 아래로 하산했다. 아직도 배는 부르지만 오후부터 이 시간까지 함께한 친구와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바로 옆 단골집으로 들어가 시원한 생맥주로 목을 축이며 자주 즐긴다는 사이치킨을 나눠 먹고, 종로5가역에서 창의문까지 12㎞가 넘는 멋진 한양 투어 이야기를 함께 시내버스에 올라 마무리 했다.

/진주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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