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처럼 만세소리 드높고, 독립횃불 뜨거웠다
그날처럼 만세소리 드높고, 독립횃불 뜨거웠다
  • 임명진
  • 승인 2019.03.17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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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봉송 행사 진주 당도
기생·걸인만세 재현과 함께
태극기 든 시민행렬 이어져
17일 오후 진주시 대안동 로데오 거리에서 3.1절 10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조규일 시장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유족, 국민공모 주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백지영기자
17일 오후 진주시 대안동 로데오 거리에서 3.1절 10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조규일 시장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유족, 국민공모 주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백지영기자

 


“대한독립 만세, 만세…”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주말 17일 오후 진주 도심거리에는 시민과 학생, 종교인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3·1절 독립만세 재현행사가 펼쳐졌다.

100년 전 당시의 복장을 하고 손 태극기를 손에 든 이들이 진주 대안동 로데오 거리에 모여들기 시작하자 길 가던 시민들도 지나가는 걸음을 멈춘 채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이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행사가 16일 울산을 거쳐 진주에 당도했다. 42일 동안 전국 100곳에서 열리는 독립의 횃불 봉송행사에는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진주시가 선정됐다.

행사장인 로데오 거리는 풍물패들과 북공연, 비보잉 등의 식전 문화행사가 열리면서 축제분위기로 활기찼다.

시민들은 기생과 걸인 복장을 한 각양각색의 참가자들의 모습에 휴대폰을 꺼내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워했다.

사천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임모(16)양은 “사천초등학교 출신이라서 독립만세 시위를 잘 알고 있다”면서 “진주에서 이런 큰 규모의 만세재현 행사를 보게 돼 색다르다. 우리 역사를 더 잘 알아야 되겠다”는 소감을 말했다.

오후 6시가 넘어서자 ‘독립의 횃불’ 봉송주자들이 ‘대한독립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하기 시작했다.

박성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과 조규일 진주시장을 비롯하여 독립유공자 유족, 온라인 국민공모 주자, 각계각층에서 참여한 100명의 주자가 대형태극기와 독립의 횃불을 들고 행진하며 100년 전 진주에서의 뜨거웠던 그날의 함성을 재현했다.

이들은 30여 분간 600여 m의 거리를 걸었다. ‘대한독립 만세’의 외침에 길가의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이들이 내딛는 걸음마다 힘차게 응원했다.

청소년수련관에 도착하자 16일 울산을 떠나 진주에 도착한 ‘독립의 횃불’ 점화식이 열리는 등 진주시의 환영행사가 시작됐다.

조규일 시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3·1절 100주년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부대행사로 결의문 낭독, 시낭송, 연극 ‘걸인이 일어났소, 기생이 일어났소’ 등의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차례로 열려 주말 도심에 나온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일본군이 기생과 걸인에게 총을 쏘고 탄압하는 장면에서는 “저놈 잡아라”는 분기에 찬 시민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독립횃불 주자로 참석했다는 한국항공우주의 한 관계자는 “원래 진주출신이라서 기생걸인 재현행사는 알고 있었지만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윽고 7시30여 분이 되자 ‘진주 걸인, 기생 독립단 만세의거 재현행사’가 시작됐다. 걸인, 기생으로 분장한 500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직접 횃불과 태극기, 각종 깃발을 앞세우고 목적지인 옛 경남도청 터가 있는 진주성 방면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태극기가 휘날리고, ‘대한독립 만세’ 등의 구호가 여기저기서 울러펴졌다.

손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따라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렇게 30여 분을 행진해 당시 경남도청의 정문인 영남포정사까지 도착한 대열은 만세삼창으로 이날의 모든 행사를 마무리 했다. 100주년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도 남다른 소감을 피력했다.

매년 기생걸인 행사를 지켜본다는 최영(65·여)씨는 “100주년을 맞아서 우리의 역사에 코가 찡하다. 후대에 부끄럽지 않게 더 잘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재현행사를 지켜보던 강모(45)씨는 “6살 딸아이와 함께 왔는데,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919년 3월 진주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걸인들의 만세시위가 일어났으며 기생들도 촉석루 앞에서 독립만세를 부르다가 경찰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를 기념해 (사)진주문화사랑모임은 1996년부터 매년 3월18일을 전후로 걸인, 기생 독립단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열고 있다.

임명진·백지영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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