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강유역 물 문제,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기고]남강유역 물 문제,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3.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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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석(경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작년 10월말 태풍 ‘위투’가 남태평양 휴양지 사이판을 강타했다. 태풍 ‘위투’는 강한 바람과 엄청난 호우를 동반하며 순식간에 사이판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옛 속담에 “불난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라는 구절이 있다. 화재가 나면 다 타고 난 뒤 재라도 남지만 물난리가 나면 모조리 휩쓸어가 버리기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게 된다는 뜻으로 태풍, 홍수의 위력이 어떠하며 그 피해정도가 얼마나 큰지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작년 10월 경남 통영에 상륙하여 포항으로 빠져 나간 제25호 태풍 ‘콩레이’는 6일 하루 동안 남해 225.5㎜, 진주 165.8㎜, 산청 145.5㎜로, 10월 일 강수량 극값을 갈아치웠다. 이로 인해 전국적인 행사인 진주유등축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이러한 간접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기반을 송두리째 가져가 버리기도 한다. 실제로 2002년의「루사」와 2003년의「매미」, 그리고 2006년의「에위니아」때 남강유역은 제방유실, 도로침수 등 대규모 피해로 인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남강유역에 설치되어 있는 남강댐은 1969년 서부경남지역의 홍수피해방지와 생공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건설되었는데, 이후 홍수량 증가와 진주시의 도시화를 감안하여 1999년 댐 규모를 보강하고 방류계획을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이상기후, 토지의 이용변화와 유역내 인구(수) 증가 등의 변화로 재해예방을 위한 기능증대 필요성이 지속 대두되고 있다.

남강유역은 홍수시 홍수량 배제를 위해 남강댐과 제수문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홍수발생시 방류는 대부분 가화천을 통해 사천만으로 흘러가도록 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사천시는 제수문을 통한 방류에 대하여 진주시 쪽 방류가 현저하게 적어 사천시에 피해가 집중된다며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지금 준비해야 하는 하류의 재해예방을 위해 댐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홍수대응(치수능력) 강화사업은 그간의 논란과는 다른 순수 재해예방사업으로 상류댐 건설 및 부산․경남으로의 용수공급 방안은 배제되어 있는 상태이다. 정부에서도 지난해 국가 주도의 대규모 댐 건설은 중단한다고 밝힌바 있고, 올해부터 환경부 현안과제로 낙동강의 먹는 물 대책을 수립하고 있듯이 지금까지의 홍수대응(치수능력) 강화사업의 갈등요인은 해소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고 남강댐 홍수대응(치수능력) 강화사업의 모든 갈등이 해소된 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방류량 배분에 진주시와 사천시간의 입장 차이는 재해예방이 시급한 남강유역에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장애물의 해소를 위해서는 낙동강물관리위원회 등 국가주도의 객관적인 협의체를 통해 논의와 검증을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여, 재해예방을 위한 사업 추진의 공감대와 설득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댐에 대한 홍수대응 강화사업은 계획에서 완성까지 약 6~8년이 소요되므로 주민과 소통하며, 국가주도의 논의의 장으로부터 투명하고, 합리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이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다음세대에게 홍수로 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과 슬기로운 대처가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물관리 일원화가 이루어지고 통합물관리방안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지금, 지난 10여년간 지속된 남강 유역의 물 갈등 현안을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노석(경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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