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탓만 할 것인가
세태 탓만 할 것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9.03.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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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기(보금자리연구소장)
이춘기
이춘기

세계 최저 출산율에 역대 최저 혼인율을 접하는 기성세대들의 마음은 많은 것들이 교차할 것이다. 보릿고개 등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한 베이비붐 주축 세대들은 현재의 삶을 중시하는 자식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자신의 노후는 ‘되는대로 살자’라고 해도 자식에 대한 한없는 희생으로 살아온 이들이 ‘자식이 알아서 살겠지’라고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리 개운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극심한 취업난과 주거난 등 많은 문제가 있지만, 기성세대들은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미루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자식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것은 국가적 문제보다 우선한 가문과 조상에 대한 도리와 의무감에 대한 죄의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또 살기 위해 궂은일 가리지 않았던 자신들에 비해 취직을 하지 못하고 놀면서도 힘든 일과 궂은 일은 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손쉽게 돈 벌 생각을 하는 자식을 보면서 더욱더 안타까움을 넘어 암울함을 느낀다.

그러나 냉철하게 보면 이와 같은 세태의 문제는 기성세대의 자업자득임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힘든 과거와 낀 세대의 운명 탓에 자식들에게만은 최선을 다해주고 키운 결과임을 부정할 수 없다.

자신들의 결혼생활이 월세방에서부터 시작되었음에도 자식에게는 이러했던 과거를 절대로 물려주기 싫은 기억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이런 행태는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우리 국민의 독특한 스타일로 교육적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라고 할 수 있다.

결혼과 출산의 문제는 먼저 정부에서 찔끔 지원 정책을 버리고 신세대의 정서에 맞는 획기적인 결혼과 보육 지원 정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임세대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여기에 기성세대들도 세태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자식과의 간절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을 바꾸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런 노력이 기성세대의 숙제를 해결하는 길이자 사회와 국가를 위한 시대적 소명이라 할 수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보면서 머지않아 다가올 수도 있는 정치·경제적 주도권 상실을 상상하면 선대들에 참으로 죄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정말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기상을 영구히 당당하게 이어가는 후세를 기대하는 기성세대들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춘기(보금자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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