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개와 용기
기개와 용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3.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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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우리 인간이 취하는 태도나 어떤 일을 책임지고 실행할 때 정당성이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어린이나 약자가 취하는 태도나 주장이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힘이 강한 강자에 의해서 억압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정당한 태도나 주장이 강자의 힘에 의하여 부당하게 자유롭지 못해 자기 뜻대로 행동하지 못할 때, 이 억압에 굴하지 않는 건 기개와 용기의 표현으로써 높이 평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약자가 강자에 대해서 감히 반대의 주장을 하거나 항거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자기 나름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믿음은 미숙하고 주관적인 것이어서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어떤 판단이나 사고의 합당한 가치 또한 결여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윗사람으로서는 힘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사리를 밝혀서 납득이 가도록 설득을 하는 것이 도리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상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것은 오직 여유가 있고 지혜가 높은 자만이 가능한 처사이기도 하다.

살아가다보면 지적 대화로써 슬기롭게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은 우리 인간이 너무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의견이나 태도가 맞서는 쌍방은 각자 자기의 입장이 옳다는 선입견에 묶여 있는 까닭에, 상대편의 주장에 냉정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기는 어렵다. 감정부터 앞서서 기세를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면, 결국 지성적 대화는 성립하지 않는다.

마음이란 지성의 표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좋은 것을 찾아내고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힘을 위해 지성적으로 행동하는 버릇을 기르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교과서나 학교 공부만으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따라서 어린이들에게 그런 버릇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어린이들이 배우거나 따르도록 해야 한다.

용기와 기개는 단순한 지성과는 성질이 다른 심리작용이기도 하다.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에 따라서 냉철하게 생각하는 지성만으로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식과 지성을 두루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치에 맞지 않거나 당치 않는 것에 대해서 오직 당당히 맞서는 용기이며, 또한 새로운 것의 창조를 위해 일에 대한 위험을 무릅쓸 수 있는 기개와 용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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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ㄱㅌ 2022-08-21 03:39:04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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