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주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시민을 위한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라며
[기고]진주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시민을 위한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라며
  • 경남일보
  • 승인 2019.03.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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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연(진주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진주시립교향악단의 제 76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상임지휘자 부재, 연습실 공유 등의 어려움 속에 공연을 준비하여 감동적인 연주를 선사하였다. 현악기의 통일성, 구성력을 이룬 지휘자의 역량과 단원의 협업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협연자 양성원의 자신감 있는 활 주법에 매료되었는데 공기를 크게 가르는 준비 동작과 얼음판을 걷는 듯한 느린 속도로 한 활을 유지하는 기교의 긴장감은 귀감이 되었다.

차이코프스키 4번 교향곡은 작곡가의 인생 반전의 작품이다. 계획에 없던 결혼과 짧은 혼인기간, 예견된 이혼, 이후 방황하던 시기에 알게 된 후원자에 대한 감사와 현실에 맞선 작곡가의 애절함과 치열함이 교향곡 전반에 펼쳐져 있다. 필자에게 백미는 제 1악장의 제 2주제를 목관 악기들과 바이올린이 교대로 연주하는 동안 콘트라베이스의 반주가 팀파니로 바뀌는 지점의 감동이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무심한 듯, 그러나 낙관적인 선율에 목관악기들의 짧은 5개의 음들이 ‘좌절, 실패, 혼동’ 등의 감성을 나눌 때, 이 후 따뜻한 햇살과 같은 상향음계 선율의 현악기를 팀파니가 지속적인 박절감으로 다른 악기들을 후원해 준다. 마치 세상 모두가 등질 때 한 명의 응원이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이 됨을 진주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 2부 공연은 필자에게 전에 느끼지 못했던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음악 감상의 기능과 공연 참여의 가치는 이런 것이리라. 작곡가의 의도와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의 감성적 공유! 이는 매번 다른 양상일 수 있고 다른 정도로 나타 날 수 도 있다. 음악의 독특한 특징이며 또한 공연현장의 감동이다. 독일철학자 쇼펜하우어(A. Schopenhauer)는 음악을 “반복해서 감상해도 감동이 변하지 않는 유일한 예술”이라 하였다. 또한 홍승찬 교수는 “교향악단은 가치가 높은 브랜드이며 한 도시의 문화적 가치를 가늠하려면 그 도시의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보면 된다”고 하였다. 진주시의 시립교향악단과 국악관현악단은 진주시의 문화적 수준을 증명하는 진주시민의 중요한 예술단체이며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창의적인 문화통합의 기회를 제공한다. 시민을 위한 가치 높은 브랜드로서 진주시립교향악단이 거듭나기를 바라며 응원과 진지한 격려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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