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남반구와 북반구의 일주운동
[과학칼럼] 남반구와 북반구의 일주운동
  • 경남일보
  • 승인 2019.03.2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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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전 김해교육장)
3월초에 출발하여 아프리카의 중부와 남부를 다녀왔다. 여행 중 보았던 아프리카의 밤하늘은 밝은 별들이 유난히도 많았다. 그때 초저녁 하늘에 떠있는 달을 본 일행들이 음력 초순인데 달 모양이 초승달이 아닌 그믐달이라고 의아해 하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초승달은 초저녁에 서쪽하늘에서 오른쪽으로 볼록한 모양인데, 초저녁에 떠 있으니 초승달은 맞는 것 같은데 방향이 왼쪽으로 볼록한 모양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와 달이 뜨고, 밤하늘에서 별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자전은 북극과 남극을 잇는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움직임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북반구에서는 하루 동안에 태양이 움직여가는 방향이 동→남동→남→남서→서 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북쪽을 바라보고 섰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고 왼쪽이 서쪽이기 때문이다. 뒤로 돌아서 남쪽 하늘을 보았을 때는 왼쪽이 동쪽이고, 오른쪽이 서쪽이다. 북반구에서는 남쪽 하늘에 보이는 은하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왼쪽인 동쪽에서 오른쪽인 서쪽으로 움직인다.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태양이 동→북동→북→북서→서 방향으로 움직인다. 남쪽을 바라보고 섰을 때 왼쪽이 동쪽이고, 오른쪽이 서쪽이다. 그러므로 남반구에서는 별들은 남극성을 중심으로 왼쪽인 동쪽에서 오른쪽인 서쪽으로 시계 방향으로 일주운동을 한다. 북쪽을 바라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하늘에 보이던 별자리들이 오른쪽인 동쪽에서 떠서 왼쪽인 서쪽으로 진다.

우리나라와 같은 북반구에서는 저녁 무렵 태양빛을 반사시키는 밝은 부분은 태양이 있는 서쪽 방향에 있으므로 초승달이나 상현달 같은 저녁달들은 해가 진 서쪽 방향으로 볼록하고, 새벽달은 해가 뜨는 동쪽이 왼쪽이기 때문에 그믐달이나 하현달은 왼쪽으로 볼록한 달이 된다.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달을 보고 섰을 때 해가 뜨는 동쪽이 오른쪽이고 서쪽이 왼쪽이므로 남반구의 초승달이나 상현달은 왼쪽으로 볼록하고 그믐달이나 하현달은 오른쪽으로 볼록하다.

적도 근처에서는 모든 별들이 지평선에서 수직 방향으로 뜨고, 질 때는 그대로 수직으로 진다. 해와 달도 마찬가지다. 적도에서는 저녁달이나 새벽달 모두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지평선을 향해 볼록한 면이 거의 수평으로 뜨고 수평으로 진다. 만약 적도에서 조금 북쪽으로 치우쳐 있는 곳이라면 약간 비스듬하게 왼쪽에서 뜨고 오른쪽으로 지게 된다. 반대로 조금 남쪽으로 치우쳐 있는 곳이라면 비스듬하게 오른쪽에서 뜨고 왼쪽으로 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해가 가장 높이 떴을 때가 남중했을 때이다. 따라서 해는 우리가 남쪽을 바라볼 때 왼쪽에서 떠서 오른쪽으로 진다. 해의 왼쪽이 동쪽이고 오른쪽이 서쪽인 것이다.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해가 가장 높이 떴을 때가 북중했을 때이다. 남반구에서 북쪽을 보았을 때 해는 동쪽인 오른쪽에서 떠서 서쪽인 왼쪽으로 진다. 물론 달도 마찬가지이다. 남반구에서는 별이나 해, 달도 모두 오른쪽에서 떠서 왼쪽으로 진다.

밤하늘에는 모두 21개의 일등성이 있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는 15개 정도만 볼 수 있는데 남반구에서는 21개 모두를 볼 수 있으므로 남반구는 북반구에 비해 별이 훨씬 많이 보인다. 우리은하에서 별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은하의 중심인데, 우리은하의 중심이 남쪽 하늘에 있기 때문에 북반구에서 보는 밤하늘보다 남반구에서 보는 밤하늘이 더 화려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에 남쪽 지평선 근처에서 보이는 은하의 중심이 남반구에서는 거의 머리 위에 있으므로 남반구는 북반구에 비해 별이 많고, 밝은 별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은 것이다.

남반구에서는 지구의 북극 위에 떠 있는 북극성이 보이지 않는 대신, 북극성에 비해 매우 어두운 별이기는 하지만 남극 위에 떠 있는 남극성이 보인다. 남극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별들이 이 지점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밤하늘의 별자리뿐 아니라 해와 달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움직인다. 해외여행을 간다면 그 지역에서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이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는지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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