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안심길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안심길
  • 경남일보
  • 승인 2019.03.28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심길

예쁜 마음을 덧칠하고

불안을 지웠네

숨 가쁜 모퉁이에

꽃단지

존재만으로도 환하다

-민정순



비탈지고 협소한 골목길이다. 바람도 잠시 방향을 잃고 멈칫거릴 공간이지만 한때 누군가에게는 설렘의 공간이었고 추억이 스민 기다림의 장소였다. 아침이면 왁자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하루를 열었던 삶의 터전이었다. 하지만 전국 곳곳의 골목들이 언제부턴가 신작로에 밀려 두려움과 어스름한 우범지대로 변하고 있다.

여기는 어딜까! 가로등도 CCTV 설치도 불가할 것 같지만 평온하고 아담한 골목길이다. 바스라져 가는 골목 벽면에 누군가 붓으로 바탕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몇 송이 꽃만으로 불안을 지운 듯하다. 차츰차츰 환해질 꽃밭에 나비처럼 날아들 사람들의 인기척으로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그러니 존재만으로 환할 수 있도록 지켜 내기를.

/시와경계 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