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앙금꽃 케이크 만드는 이보람씨
[행복한 도전]앙금꽃 케이크 만드는 이보람씨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03.28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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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우기 나름, 건강은 정성 나름
꽃 피는 떡 케이크의 반전 매력
솔드아웃 비법은 건강과 달콤함
이보람씨.

 

경상대학교에서 공학을 전공한 이보람(28)씨는 전공을 살려 진주에서 취업했다. 사내연애로 신랑을 만난 보람씨가 앙금꽃을 만들게 된 이유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던 직업을 바꿔볼까 하던 차에 취미생활로 만난 떡케이크 덕분이다. 앙금꽃으로 장식한 떡케이크 사진을 보고 첫 눈에 반한 보람씨는 진주에 유일하던 클래스를 찾아 떡 케이크와 앙금꽃을 배웠다. 빵을 좋아했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밀가루를 멀리 할 수 밖에 없었던 보람씨는 취미로 시작한 떡 케이크를 결국 두번째 직업으로 삼게됐다. 진로를 결정한 보람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실력을 쌓았다. 케이크를 장식하는 꽃 모양은 생각보다 트렌드가 있어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수도권 중심의 공방을 분주히 찾아다녔다.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디저트로 마카롱이 메인메뉴로 추가됐다.
 
사진제공=라미케이크

첫 클래스는 집에서 열었다. 수강생들은 ‘마카롱을 팔지 않느냐’고 성화였다. 시어머니가 안성맞춤이라 추천한 자리에 공방을 차리고보니 사무실 골목에 초록색 차양이 눈에 띄는 독특한 가게가 됐다. 쿠킹클래스 수강생들의 성화로 시작된 마카롱 판매는 지금 연일 매진을 부르는 인기메뉴다. 마카롱은 하루에 150개까지 판매된다. 가게를 닫을 무렵부터 혼자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숫자가 최대 150개 정도다. 그래서 오후 3, 4시가 되면 보람씨의 인스타그램에는 ‘솔드아웃’ 안내문이 뜬다. 간혹 퇴근시간까지 남아 있는 마카롱은 인근 사무실은 물론 가좌동에서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오는 손님들이 줄을 서는 한정물량이다.


보람씨는 케이크와 마카롱에 식용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케이크에 올라가는 화려한 꽃은 다양한 천연색소를 물감처럼 섞어서 만든다. 대량으로 소비되는 강남콩 앙금은 납품을 받지만 꽃을 만드는 앙금의 색은 보람씨의 손끝에서 나온다. 치자와 비트가루가 합쳐져 산호색 장미꽃잎이 만들어지고, 청치자가루를 갠 앙금에서 파란 수국이 나온다.

 


천연재료 색소지만 마카롱에는 이 마저도 넣지 않는다. 애초에 알록달록한 마카롱을 만들었던 보람씨가 출산 후 수유 때문에 걱정하는 사촌언니 위해 만든 무색소 마카롱이 지금의 판매용으로 자리잡았다. “안 이쁘니 혼자만 먹으라”고 건네준 마카롱이 사촌언니의 지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색소 들어간 마카롱을 아이들에게 먹이기 불안했다는 엄마들의 응원에 힘입어 전면 무색소로 마카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무색소 마카롱은 필링을 감싸는 꼬끄를 만드는데 좀 더 정성이 들어간다. 시선을 끌 색이 없으니 매끈한 모양을 만드는데 공이 더 들어간다는 거였다. 아직까지는 진주에서 유일하다는 무색소 마카롱이다.

사진제공=라미케이크

매일 만드는 마카롱과 달리 떡 케이크는 주문제작이다. 보람씨는 당일 나갈 케이크는 당일 만든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아침일찍 찾으러 오는 손님이 있는 날은 새벽 3시부터 나와서 작업을 할 때도 있다.

“떡은 12시간이 지나면 노화가 시작돼요. 손님이 어디까지 가져가시는지 모르니까 무조건 당일 해드려요.”

처음 공방을 열었을 때는 쌀을 빻아오는 것이 큰 문제였다. 한 두개의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소량의 쌀을 빻으려 방앗간을 찾아갔다가 눈치를 보기가 일쑤였다. 보통 떡방앗간은 쌀을 가져와 떡으로 찾아가는 구조다. 보람씨는 쌀만 빻으러 가니 방앗간 입장에선 반가운 손님이 아니었다. 고민은 우연히 찾은 집 앞 방앗간에서 해결됐다. 여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집 앞 방앗간에선 보람씨의 소량주문을 흔쾌히 받아줬다. 방앗간 사장님은 이제 며칠 여행일정이라도 있으면 미리 연락을 주신다.

지난 27일 이보람씨는 진주푸드페스티벌에 나갈 마카롱 제작이 몰두하고 있다.

공방에서도 쿠킹클래스가 연다. 아이들에게 직접 간식을 만들어 주거나, 축하케이크를 직접 만드려는 사람들이 클래스를 찾는다. 함양, 포항 등 멀리서 창업을 위해 배우러 오는 수강생도 있다.

틈틈이 부재료들을 만들어 둔다. 설탕을 조금만 넣고 만든 보람씨의 잼은 유통기한이 길지 않다. 그래서 보람씨는 화요일은 잼만드는 날로 정해뒀다.

홍보는 SNS가 전부다. 보람씨의 인스타그램에는 매번 만든 떡케이크가 소개된다. 손으로 만드는 꽃은 피우기 나름이라 모양도 색도 같은 것이 없다. 홍보가 없어도 오후가 되면 ‘솔드아웃’이 뜨는 비결은 입소문이다. 먹어본 손님의 지인에 지인이 꼬리를 문다. ‘달달함의 대명사’ 마카롱이 무색소로 건강을 입었으니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있다.

지난 27일 보람씨의 인스타그램에는 ‘영업 중지’ 공지와 함께 마카롱 꼬끄가 가득한 사진이 떴다. 보람씨는 장사를 하루 접고 만든 마카롱 1000개를 가지고 28일 진주MBC 컨벤션에서 열린 제2회 푸드페스티벌에 참가했다. 보람씨는 마켓행사나 푸드페스티벌 같은 외부 판매행사에 종종 참가한다. 수익금을 기부한다거나 하는 뜻깊은 의미도 있지만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경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도 하는 기회로 적절하다는 거였다. 단골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SNS가 홍보수단이다 보니 의외의 손님들도 많다. 서울, 수원, 인천에서도 찾아온다.

사진제공=라미케이크

단골이 늘어가지만 당장에 가게를 키울 욕심도 없다. 시장에서 제철 재료를 구해 새로운 맛을 연구하는데 한창 재미를 느끼고 있다. 보람씨는 가게를 확장하더라도 무색소로 건강을 유지하려는게 목표다. ‘아이들한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는 말이 최고의 보람이다. 보람씨의 이름을 딴 라미케이크(@ramicake) 인스타그램에는 ‘반전 케이크’가 가장 핫하다. 대만에서 올라온 영상에서 처음 봤다는 반전케이크를 배우기 위해 보람씨는 또 대전을 다녀왔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은 앙금꽃 떡 케이크에 안성맞춤인 말이다. 눈이 질끈 감기는 달콤함을 담은 마카롱은 건강 무색소를 자랑한다. 맛과 건강의 반전매력이 보람씨의 달콤한 도전의 맛이다.
김지원기자

주문 제작으로 만드는 앙금꽃 떡케이크. 사진제공=라미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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