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전 전설이 스며 있는 축제 속으로 ‘풍덩’
별주부전 전설이 스며 있는 축제 속으로 ‘풍덩’
  • 문병기
  • 승인 2019.04.0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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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사천 비토별주부전축제’를 가다
7~8일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 물량장 인근
체험관광·행사·시식에 농수특산물도 풍성
 
하늘에서 본 비토섬


완연한 봄기운이 대지에 가득하다. 봄의 전령사라 할 수 있는 개나리와 목련, 그리고 이름 모를 온갖 꽃들이 사방에 피어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꿈틀대는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요즘, 친구와 연인 가족과 함께 어딘가로 문득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푸른 바다와 함께 온몸으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여기에 축제까지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경남 사천시 서포면의 작은 섬 비토. 별주부전의 전설이 스며있는 곳이자 발길 닿는 모든 곳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비토섬은 지세가 토끼와 거북, 학 등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다. 지명 유래 또한 토끼가 날아가는 형태라 하여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 비토라 했다.

비토는 조선 중기인 약 360여 년 전 풍수지리적으로 비토리 천왕봉 산하에 명지가 있다는 전설에 따라 박씨와 이씨, 손씨, 최씨가 육지에서 이주해 생활하게 되면서 유인도가 됐다고 한다.

비토는 사천만의 풍요로움을 그대로 간직한 희망의 땅이다. 더 넓게 펼쳐진 갯벌 속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굴과 바지락, 전어와 도다리 등을 잡고, 농사도 지어면서 가난하지만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사천8경 중 하나인 비토섬 갯벌


섬이었던 비토는 지난 92년 비토연륙교가 건설되면서 육지로 바뀌었다. 비록 섬이란 의미는 사라졌지만, 때묻지 않은 자연과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토섬은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곤양인터체인지에서 내려 서포방면으로 약 1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국도 3호선을 이용할 경우 사천시청이 있는 용현면에서 사천만을 가로질러 걸쳐있는 사천대교를 이용하면 채 10분이 소요되지 않는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곤양인터체인지에서 비토섬으로 들어오는 길은 구불구불한 2차로다. 서포면 소재지까지는 바다의 아름다움은 느낄 수 없지만 나름 시골길의 운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길옆으로 펼쳐져 있는 푸른 들녘과 야트막한 산들은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함을 주고 고즈늑한 시골마을은 옛 정취를 느끼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다. 특히 요즘같은 계절이면 도로 양쪽으로 줄서 있는 벚꽃나무 터널은 장관을 연출한다. 그리고 국도 3호선(옛 삼천포 방향)을 이용하면 또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사천대교를 건너 비토섬으로 가는 길은 환상적이다. 사천만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바다와 육지의 풍경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비토를 찾는다면 어느 방향으로와도 결코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토섬 특집


두 길은 서포면 소재지에서 합류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비토섬으로 가는 길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활짝 핀 벚꽃길과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룬 이 길을 5분여 가다보면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비토연륙교가 나온다. 연륙교 주변의 경치가 압권이다. 만조 시는 푸른 바다와 한가로이 떠 있는 작은 고깃배들이 한 폭의 그림 같고, 간조 때는 사천8경의 하나로 꼽히는 비토갯벌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연륙교를 지나면서 시작되는 해안일주도로는 비토섬 최고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끊어질 듯 이어진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는 바다를 보며 달리다보면 어느새 가슴은 갯내음으로 가득차고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눈 녹듯 사라진다. 그렇게 20여분 가다보면 더 이상 차량이 갈 수 없는 곳에 이르게 된다. 차에서 내리면 토끼가 거북의 등을 타고 있는 조형물이 시선을 끈다. 이곳이 그 유명한 별주부전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월등도와 토끼섬, 거북섬으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하다.

토끼섬과 거북섬을 구경하려면 비토섬 내의 또다른 작은 섬 월등도로 들어가야 한다. 평상시에는 바닷물로 인해 배를 이용하지만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바닷길이 열린다. 이때는 차량을 이용해 월등도를 찾을 수 있다. 월등도에서 바라보면 토끼형상을 한 토끼섬과 거북을 닮은 거북섬이 지천에 보인다. 바로 별주부전의 무대가 된 곳이다.

전설을 생각하며 월등도와 토끼섬, 거북섬을 한 바퀴 돌다보면 갑자기 허기가 찾아옴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토섬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지천에 늘려있다. 청정갯벌에서 생산되는 바지락과 굴, 피조개, 낙지는 물론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볼락과 도다리, 전어 등 제철에 잡히는 싱싱한 해산물들이 허기진 이들의 배를 채워주기에 조금의 모자람이 없다.

비토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어 있는 보석이다. 몇 년 전부터는 비토를 새로운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사업들이 시작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비토섬 해상에 낚시잔교와 인공어초를 설치하여 누구나 낚시를 즐길 수 있고 놀이터와 수변데크, 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는 비토해양 낚시공원이 조성됐다. 또한 캠핑장과 물놀이 놀이터를 갖춘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을 비롯해 별주부테마파크공원 조성, 다맥 갯벌체험은 물론 사설 오토캠핑장과 펜션 등도 곳곳에 들어서면서 휴양과 관광지로써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별주부전 축제


이처럼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비토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있다. 매년 이맘때 ‘토끼가 용궁을 구경하다’란 주제로 개최되는 ‘사천 비토별주부전 축제’이다. 이 축제는 지역홍보와 주민참여를 통해 문화예술적 감성을 불어넣고 관광객 및 예술단체, 젊은 동아리들의 참여를 통해 우수한 관광문화를 전국에 알린다는 목적이다.

특히 별주부축제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비토섬에 전해져 내려오는 별주부전설과 아름다운 비경을 대·내외에 홍보함으로써 향토문예전승자로서의 역할은 물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4월 7일부터 이틀간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 물량장 인근에서 실시되는 ‘제6회 사천 비토별주부전축제’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먹거리가 가득하다.

체험관광으로는 선상투어와 전통 배끌기, 트렉터 마차타기, 물고기 잡기가 있으며 체험행사로는 투호와 제기차기, 한궁, 손뜨개, 손가락인형만들기, 가훈쓰기, 윷놀이, 바람개비 만들기 등도 있다. 또한 체험시식으로 굴까기와 솜사탕, 음식만들기, 특산물 시식회, 떡메치기가, 시골장터에는 지역 농·수·특산물로 만든 각종 음식들과 특산품 판매장 등도 마련돼 있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선물할 것이다.

휴일,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아름다운 봄의 향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싱싱한 먹거리, 그리고 화사한 벚꽃들과 축제의 향연이 펼쳐지는 비토를 찾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별주부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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