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는 지금도 배태되고 있다
나비효과는 지금도 배태되고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4.0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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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세계2차대전, 북아프리카에서 승승장구하던 ‘사막의 여우’ 롬멜을 제압한 장군은 ‘사막의 생쥐’라는 영국의 몽고메리였다. 그는 상대를 꿰뚫는 전술과 완벽한 작전으로 롬멜의 무릎을 꿇렸다. 후에 그는 자신의 저서 ‘지도자의 길’에서 ‘지도자는 항상 준비되고 완벽해야 한다’고 썼다. 준비되지 않고 완벽하지 않으면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역설이 성립된다.

거듭되는 인사 참사를 보고 과연 우리사회에는 ‘준비된 사람’이 없다는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7명의 장관후보자 가운데 어느 누구도 ‘과연 이 사람이다’라는 평가를 받은 사람이 없다. 모두가 공직자의 조건 미니멈에도 못미쳤고 과연 조직원들이 믿고 따를 만큼 준비되고 완벽한가라는 기준에 훨씬 못미쳤으니 성공적인 직무수행은 애당초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급기야는 대통령이 추천자중 2명을 사실상 지명철회 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그것도 김의겸의 부동산투기에 따른 나비효과였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지금껏 보아왔듯 나비효과는 즉석에서 일어나지 않고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 메가톤급 토네이도로 키워져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다.

조국수석은 인사검증의 난맥상에 대해 ‘사람이 없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후보시절 줄을 이었던 수 천 명의 폴리페서와 각계의 저명인사들은 모두 어딜 가고 정작 뽑아 쓸 인재는 없다는 말인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어떤 이는 인재 풀이 빈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범위만 넓히면 얼마든지 인재는 널리 구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다만 ‘캠코더’인사에 집착하기 때문에 흠결 투성이의 사람밖에 없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코드가 맞고 우리사람이어야 한다는 진영논리의 결과가 인사 참사를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진영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 할 사람을 구한다면 준비되고 완벽한 인재는 넘쳐날 것이라는 것이다.

권력을 가진 자가 부를 탐하면 안된다. 권력과 부는 양립할 수 없다. 권력은 국민을 위해 사용돼야 하고 부는 개인의 탐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미 부를 축적한 사람이라 해도 권력에 임하려면 그 축적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투기와 편법, 탈세로 부를 이뤘다면 아예 권력에 진입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이번에 장관후보자로 임명된 자들 중 상당수가 청문회를 통해 신상이 털렸고 임명되지 않은 것만 못한 신세가 된 것이다. 낙마와 우사를 당할 요인은 이미 오랜 전에 배태되었고 과한 탐욕으로 낭패를 보는 나비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추천되었으나 인사검증 과정에서 고사했다는 뒷이야기는 과욕을 부리지 않는 현명한 사람도 많다는 뜻이다. 청문회 무용론이 고개를 들지만 그래도 청문회가 있어 최소한의 검증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옛 부터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널리 인재를 구해 정책을 펼쳐야 하는 대통령이 가장 중요시해야 할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집권2기, 3년차를 통과하는 지금은 각종 공약과 지표가 탄력을 받아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공직자들은 지금부터 슬슬 엎드려 눈알을 굴리기 시작한다. 줄서기로 편을 가르고 불만을 쏟아낸다. 내부자 고발도 우후죽순 처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권력의 유한성, 정책의 영속성단절에서 오는 현상이다. 지금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도 정권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공직사회 깊숙이 뿌리박고 있다. 그런 와중에 불과 1년 남짓하면 바꿜 장관의 말이 먹힐 리 없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이고 준비되고 능력 있는 자가 필요한 것이다.

‘사막의 생쥐’가 ‘사막의 여우’를 굴복시킨 데는 그의 치밀한 전략과 부하들의 신임, 말단 병사에게까지 미친 그의 작전계획과 권력 장악에서 비롯됐다. 허점을 노정하지 않고 오히려 적의 허점을 노린 여우보다 노련한 쥐가 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이런 인재가 필요하다. 진영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그래서 어디서든 곧은 소리와 소신으로, 아닌 것은 아니라는 말할 수 있는, 그래서 공직을 명예로 알고 후회를 자초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성공은 곧 국가의 성공이다. 국민들은 긍정할 수 있는 인사로 대통령이 성공하길 기대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미래의 언젠가는 큰 재앙이 될 나비효과가 배태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잠시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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