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창원 성산, 막판 결과 뒤집혔다
4.3 창원 성산, 막판 결과 뒤집혔다
  • 이은수
  • 승인 2019.04.04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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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보 정치 1번지 보혁(保革) 대결에서 '진보 승리'
여영국 당선인 "권영길·노회찬의 진보 자존심 지켰다"
“막판 사전투표함 뚜껑 열자 ‘창원성산’ 결과가 뒤집혀졌다.” 창원 성산 보선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승패를 갈랐다.

또다시 보혁(保革) 대결로 치러진 4·3 창원 성산 재보선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여영국 후보는 4만2663(45.75%)표를 얻어 4만2159(45.21%)표를 얻은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2위)를 눌렀다. 손석형 민중당 후보(3540표·3.79%)는 3위에, 다음으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3334표·3.57%), 진순정 대한애국당 후보(838표·0.89%), 김종서 무소속 후보(706표·0.75%) 순이었다.

민주·정의당 단일화로 여영국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강 후보의 선전으로 진땀승을 거둔 것. 투표함 뚜껑을 연 결과, 예상 밖 초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여후보 캠프는 숨죽인 채 개표 과정을 지켜봤다. 개표 초기에는 강 후보가 여 후보에 4%p 가량 앞섰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10%p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1%p대까지 격차가 좁혀졌다가 다시 벌어지기를 반복했다. 여 후보는 99.98% 개표까지 뒤지다가 막판에 대역전극을 펼쳤다.

창원 성산 투표율은 51.2%(우편+사전투표 합계)로 높게 나타났는데, 황교안 대표의 가세와 함께 정부의 경제 실정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보수층 결집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앞서 실시된 사전투표가 승패의 분수령이 됐다. 14.71%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여기서 여 당선인 표가 1000표이상 나오며 승리를 확정했다. 사전투표 개표는 막판에 이뤄졌다. 가음정에서 표를 많이 얻은 것도 여 당선인에게 큰 힘이 됐다.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게는 뼈아픈 대목이 아닐수 없다. 재검표까지 요구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황교안 대표 입장에서도 미니보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당조직 장악은 물론 정국 주도권을 잡을 호기가 날아 갔다.

이번 창원성산 선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강기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다가 민주·정의당 후보 단일화 후 밀렸다. 이후 황 대표가 경남에 내려와 가세하며 선거판이 후끈 달아올랐다.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후보는 우리나라 10대 기업에 드는 두산중공업이 있는 창원지역 특성에 맞춰 탈원전 등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노동자 표심을 자극했다. 창원 부동산 가격 폭락도 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막판에 터진 경남FC 선거 유세 논란이 악재로 작용했다. 황 대표는 경남FC 선거유세에 대해 사과했지만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보선에서 패한 강 후보는 “저의 불찰로 아쉽게 졌다”며 “많이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강 후보는 이어 “시민 여러분에게 죄송하고 미안하다. 무엇보다 우리 운동원들에게도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함께 해주신 자유한국당 관계자들, 특히, 황교안 대표에게 참 미안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는데, 경남FC 선거 유세를 염두에 둔 자책 발언이 아니냐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1년 뒤에 또다시 창원성산 선거가 치러진다. 특히 강 후보와 리턴매치도 예상된다. 여영국 후보가 다음 선거의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긴 했지만 경기침체 늪에 빠진 지역경제 등 상황이 예전같이 않은 가운데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을 아우르는 과제 또한 떠안게 됐다.

여 후보는 당선 직후 “권영길·노회찬의 진보 정치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창원 시민의 승리”라면서도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접전을 펼쳐주신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와 민중당 손석형 후보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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