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경고등' 앞에 선 文대통령
'4·3 경고등' 앞에 선 文대통령
  • 김응삼 기자
  • 승인 2019.04.04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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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동력 고민할 듯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맞은 4·3 보궐선거에서 냉엄한 민심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이번 보선 결과 창원성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의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승리하고 통영·고성에선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이겨 외견상 무승부를 이뤘다.

불과 9개월 전 치른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개 자리 중 민주당이 14개를 석권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여권으로선 체면치레에 그친 거라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그것도 줄곧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인 창원성산에서마저 개표 초반 큰 차이로 뒤지다 막판 역전을 하는 등 ‘롤러코스터’ 흐름이 이어졌다.

피 말리는 개표 결과를 보느라 청와대 참모진들이 초조감을 감추지 못한 채 진땀을 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이번 보선을 기점으로 문 대통령 역시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더욱 신중하게 고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선거 결과에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날 정도의 두려움(이 느껴진다)”이라며 “지지에 답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선에서 여당이 받아든 성적표에 드러난 민심도 엄중히 곱씹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만 기대 국정운영을 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내에서도 이번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작년 지방선거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청와대와 여권이 똑바로 일하라는 민심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더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지방선거의 경우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권의 압승을 이끈 것과 달리, 이번 보선에서는 청와대가 오히려 감점 요인을 제공했다는 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보선 직전 장관후보자 인사검증 논란, 설화 등으로 잡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보선 선거는 진보진영이 불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인데, 그럼에도 창원·성산에서 승리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며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자신감을 갖고 더 힘차게 국정운영에 매진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원내교섭단체 복원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핵심 입법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대국회 전략을 어떻게 재조정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더욱 다양한 야당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운용의 묘를 살려 여야 간 협력을 이끌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과제 실현에 속도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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