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선 민주·정의-한국 1대1 무승부
미니보선 민주·정의-한국 1대1 무승부
  • 김응삼
  • 승인 2019.04.04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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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민주당의 패배
총선전략 수정 불가피
주도권싸움 치열 예상
4·3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여야 모두 승자 없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선거 개표결과 창원성산은 범 진보진영 단일 후보였던 여영국 후보가, 통영·고성은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두 지역 표심은 인물대결이나 소지역주의에서 벗어나 보궐선거는 정당 투표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다시한번 입증했고, 지난해 6월 실시된 지방선거와 달리 어느 정당에도 표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창원성산은 범 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민주당 손석형 후보가 반발로 인해 개표 마지막가지 한국당 강기윤 후보와시소게임을 벌였다. 통영·고성은 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이 20대 총선 때에 무투표 당선될 정도로 보수성이 강한 지역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요 승부처인 부산·경남(PK)의 민심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무승부로 끝남에 따라 여야는 내년 4월 총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보선은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등 단 2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보선’에 불과하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았다. 이에 여야는 각당 대표들이 창원에 상주하면서 후보를 지원했고, 선거 막판까지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 유세를 펼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을 부각하며 창원과 통영·고성의 경제 살리기를 약속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민주당으로서는 의석수 증가는 없으나 정의당과의 단일 후보가 승리한 만큼 ‘체면치레’를 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강한 통영·고성에서 자당 양문석 후보가 초반 열세에 처했지만, 이른바 ‘샤이 진보’의 적극적 투표로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를 했으나 무의로 끝났다.

한국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성산을 탈환해 내년 PK 승부의 동력을 살리겠다는 복안이었다. 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이번 보선을 통해 ‘터닝 포인트’로 삼으려 했고, 선거 구호였던 정권 심판론을 여의도 정치권으로 옮겨와 ‘좌파독재 저지’를 키워드로 한 대여 공세의 수위를 한 껏 높일 계획이였으나 실패했다.

선거 승패가 여야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사청문 정국에서 극한 대립을 이어간 여야의 공방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청와대 인사라인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에 더해 여권이 추진하는 개혁 입법과 ‘미세먼지·선제 경기대응’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쟁점 현안을 놓고 여야 간 대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진영 행정안전부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7일까지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것에 대해 한국당이 반발하고 있어 안개속 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의당은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성산을 사수하면 민주평화당과의 원내 교섭단체를 다시 꾸리는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진보성향인 정의당과 평화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면 민주당이 ‘우군’을 얻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평화당 내부에서 ‘교섭단체 구성으로 실익이 없었다’는 목소리도 나와 실제 교섭단체 구성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야 간 유세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돼 선거운동 막판에 과열·혼탁 양상을 보여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르게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축구경기장 유세 ‘반칙’에 더해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농구경기장에서 기호가 적힌 머리띠를 착용, 한국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유세에서 ‘돈 받고 목숨 끊은 노회찬 정신, 자랑할 바가 못 된다’고 말한 것, 통영·고성 한국당 정점식 후보 측근의 기자 매수 의혹 폭로 등 여야 간 이전투구식 공방에 유권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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