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서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발견
고성서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발견
  • 김철수
  • 승인 2019.04.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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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마애약사불 중 최남단…유례드문 단독불상
문화재 관계자가 개인블로그 뜬 사진 근거로 찾아
문화재 관련인사가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을 근거로 거류산을 뒤져 고려전기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독 마애약사불을 발견해 화제다.

4일 고성군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고성군 거류산 정상부 인근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2.54m 높이 마애약사불좌상을 확인했다. 약사불은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늘려주는 부처로, 이번에 발견된 고성 불상은 경상도 마애약사불 중 가장 남쪽에서 확인된 유례가 드문 단독 마애불이다.

발견 지점은 해발 571m인 고성군 거류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58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봉우리 주변 암석 측면. 높이가 5여m인 암석 위에는 지름 1.2m인 또 다른 바위가 놓였다.

머리는 돋을새김하고, 몸은 얇은 선으로 표현한 마애약사불은 개성을 중심으로 하는 고려 중앙 양식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한 지역 특색을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특히 얼굴은 둥글고 넓적한 데다 이목구비를 과장되게 깎아 투박한 느낌을 준다. 짧고 선명한 목에는 세 줄을 긋고, 몸에는 가사 두 장을 걸쳤다. 이러한 점은 고려 전기 불상 특징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왼손에는 장식구슬인 보주(寶珠)를 들었고, 오른손은 어깨높이로 올리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했다.

불상을 직접 살펴본 임영애 경주대 교수는 “양쪽 다리 위의 옷 주름을 물결처럼 유려하게 표현했다”며 “가슴에 비스듬히 드러난 속옷은 끈으로 묶어 고정했는데, 속옷 끝단 문양도 세밀하게 조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가장 유사한 예로 보물 제406호인 ‘제천 덕주사 마애여래입상’을 꼽았다. 월악산 화강암에 13m 높이로 조각한 이 마애불도 고려 초기에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 교수는 “제천 마애불과 고성 마애불은 손 모양, 크기, 취한 자세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는 유사하다”면서 “긴 눈과 눈썹, 큰 입, 독특한 귓바퀴가 공통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주를 든 약사불은 보물 제159호로 지정된 함안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삼존이 아니라 약사불만 조성한 사례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귀중한 고성 마애약사불은 박종익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박 소장은 지난달 14일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에서 거류산 마애약사불 상반신 사진을 우연히 본 뒤 탐색 작업에 나섰고, 8일만인 22일 불상과 조우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제가 산성을 전공했는데, 거류산에는 통일신라시대에 돌로 쌓은 석축산성이 있다”며 “불상이 통상 계곡부 폐사지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두 차례 산에 올라 여기저기를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하러 다니다 마애약사불을 봤을 테지만, 학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고성군은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한 뒤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보존대책을 수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수기자 chul@gnnews.co.kr



 
고성 거류산서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발견 고성에서 고려 전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약사불이 발견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고성 거류산 정상부 인근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2.54m 높이 마애약사불좌상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김철수기자/ 사진제공=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고성서 2.5m 높이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발견 고성에서 고려 전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약사불이 발견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고성 거류산 정상부 인근에서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2.54m 높이 마애약사불좌상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김철수기자/사진제공=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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