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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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4.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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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 마케팅’을 화두로 삼는 착한 기업들
 
밀 쉐어 로고
원포원-탐스


한 동안 원플러스원(1+1) 개념이 마케팅에 도입되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유통매장에서 어떤 상품을 하나 사면 똑같은 상품 하나를 거저 주는 마케팅을 말한다. 불필요한 상품을 괜히 하나 더 줘 자원을 낭비한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해당 제품을 실질적으로 반값에 사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1+1’의 마케팅 전략의 개념을 보다 승화시키고 확대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 수행하려는 착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로 하나를 사면 하나를 기부하는 이른바 ‘원 포 원’의 ‘코즈 마케팅’이다. 말하자면 소비자가 한 상품을 사면 똑같은 상품을 그 소비자에게 하나 더 주는 게 아니라, 저개발국가의 아이들이나 소외 계층, 또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되는 것이다.

여기서 ‘코즈(cause)’란 대의명분을 뜻하는 것으로, 종래의 마케팅이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판매촉진활동, 유통의 혁신 등을 통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데 반하여, 사회의 공익적 이슈를 기업의 마케팅과 연계시켜 ‘착한 소비’를 이끌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코즈 마케팅을 통해서 기업은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매출의 증대를 꾀할 수 있고, 소비자는 구매를 통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코즈 마케팅을 맨 먼저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이 탐스 슈즈(Toms shoes)이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것이다. 탐스 슈즈는 창립 초기에 한 해 200켤레의 신발을 기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다. 그런데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코즈 마케팅에 동참하면서 2014년 말 목표치를 훨씬 뛰어넘는 3500만 켤레의 신발을 기부할 수 있었다.

탐스 슈즈 외에도 안경 하나를 사면 하나를 제3세계의 빈민구제 단체에 기부하는 워비 파커(Warby Parker)가 있고, 속옷 하나를 사면 하나를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는 킷츠(Kits)가 있다. 캐나다의 에드먼턴 지역에는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이웃이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나눔을 실천하는 밀 쉐어 프로그램이 2013년부터 이루어져 오고 있다. 밀 쉐어는 이름 그대로, 식사(meal)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share) 것을 의미한다. 밀 쉐어를 통한 소비자와 기업의 참여방법은 간단하다. 밀 쉐어 홈페이지(www.mealshare.ca)에서 밀 쉐어와 제휴한 레스토랑 목록을 확인한 뒤 해당 레스토랑에 가서 밀 쉐어 로고가 그려진 메뉴를 주문하면 된다.

레스토랑에서는 밀 쉐어에 포함시킬 특정 메뉴를 정하고 해당 메뉴가 판매될 때마다 1달러씩을 기부한다. 기부금의 70%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식재료 구매 및 요리에 쓰이고, 나머지 30%는 밀 쉐어 단체 운영에 쓰인다. 이제는 밴쿠버, 토론토, 캘거리 등 캐나다의 주요 대도시 지역에 위치한 80여 개의 레스토랑으로 확대되어 실행되고 있다. 2016년까지 밀 쉐어가 기부한 식사는 총 33만여 끼에 달한다. 밀 쉐어 프로그램의 진행과정은 간명한 편이다. 레스토랑들은 별 다른 광고 없이 밀 쉐어 로고만 메뉴에 추가하면 되고,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들도 별도의 추가 금액을 내거나 기부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들을 필요 없이 평소처럼 편안하게 식사를 하면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레스토랑은 한 끼당 1달러라는 적은 비용으로 공익을 실천하면서 사회적으로 착한 식당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사회 공익적 책임의식과 남을 돕고자 하는 기부 욕구를 녹여낸 코즈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기부 참여와 기업의 수익 창출 측면에서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려는 노력에 대한 소비자의 우호적인 인식은 자연스럽게 기업이나 그 회사 제품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빈곤이나 결식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마케팅의 소재로 활용하여 사회에 유익하고 착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호소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개선은 물론 브랜드 경쟁력까지 향상시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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