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대학의 특성화와 지역균형발전
[아침논단]대학의 특성화와 지역균형발전
  • 경남일보
  • 승인 2019.04.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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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급격히 감소한 데다 고교 출신의 대학 진학률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떤 논자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악담을 하고 어떤 논자는 같은 지역에서도 스러지는 순서가 있을 것이라고 설파한다. 대학 폐교와 지역 소멸이라는 위기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정부는 오래전부터 대학의 특성화를 주요 정책 기조로 삼아 왔다. 모든 대학이 모든 학문 분야를 골고루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대학의 역사적 전통을 기반으로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산업구조와 연계하여 대학을 특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상대가 위치한 경남지역의 경우 전통적으로 농업에 기반한 산업이 발달했으며 최근에는 항공우주산업, 항노화산업 등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상대는 농과대학으로 출범한 역사적 전통에 걸맞게 식물생명과학 분야를 특성화하여 집중 육성했고,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연계하여 항공기계시스템 분야 역시 전국적 경쟁력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나노·신소재 분야도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세계적 수준의 연구 논문을 잇따라 내놓는다. 여기에다 지리산권 문화연구, 동물생명과학, 항노화산업 등을 다음 특성화 분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성화 분야가 대학이 위치한 지역적 특성, 산업적 특성 등과 잘 조화되는 게 중요하다.

대학 특성화와 함께 대학이 지역발전의 구심점이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미래를 대비한 정책을 만들어서 대학을 지원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대학이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가는 리더일 수도 있고 디딤돌일 수도 있다. 리더와 디딤돌 역할을 대학이 제대로 수행한다면 대학발전, 지역발전, 국가균형발전의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정부는 올해 고등교육 관련 주요 정책 방향을 ‘대학의 지식창출 및 지역성장 역량강화 기여’로 설정하고 대학으로 하여금 중장기 발전계획에 부합하는 혁신과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발빠른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른 대학혁신지원사업비로 올해 5688억 원을 지원한다. 중장기 발전계획이란 특성화의 다른 이름으로 받아들여진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대비 신산업 분야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 환경개선 등 교육혁신에 대한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특히 대학을 지역혁신 및 지역발전을 위한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그중 국립대학에 대해서는 국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별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1504억 원을 지원한다(지난해 800억 원). 우수인재 양성 및 취약계층 지원, 기초·보호학문 연구, 자원 개방·공유 등 지역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토대 역할을 강화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공영형 사립대 추진을 위한 기반도 준비하고 심지어 대학이 문을 닫는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지역에 위치한 대학, 특히 국립대학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나가는 것은 까닭이 있다. 예견되고 있는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대학이 지역발전을 지원하고 견인하는 싱크탱크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지역은 이를 십분 활용하라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지역 특성에 걸맞은 정책을 중앙정부-지방정부-대학이 함께 만들고 이를 시행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도 이루고 대학들도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경상대의 항공 분야 특성화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진주와 사천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70%를 차지하는 메카로서 이 지역에 기반을 둔 경상대는 항공특성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미래가 있는 대학으로 더 발전해 나간다.

대학과 지역을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조화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문을 닫아서는 안되는 대학을 더욱 키워서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도록 지역거점별로 육성할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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