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로마제국의 몰락, 지구의 안전을 생각하다
미세먼지와 로마제국의 몰락, 지구의 안전을 생각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4.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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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원 일원의 화마피해 국민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겨울 내내 미세먼지의 음습에 이은 대형화재여서 피해지역 주민은 물론 온 국민도 망연자실의 심정이다. 원인이 밝혀진 포항지진까지 더하면 재난공포의 연속이다.

1991년 6월 15일, 필리핀의 루손 섬에 있던 피나투보 화산이 9시간에 걸쳐 격렬하게 폭발하여 12일간 지속되었다. 피나투보산 정상은 260m나 낮아졌고 900명 이상의 사망과 25만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인근 클라크 미 공군기지의 기능 폐쇄도 가져왔다. 유황재로 알려진 독한 아황산가스(SO₂) 성분의 화산재는 35㎞까지 치솟아 올랐고, 그 양은 자그마치 2000만t에 달했다. 게다가 재는 8500㎞나 떨어진 아프리카 동부해안까지 날아갔고 지구 전체는 약 1년 반 동안 기온이 평균 0.8도나 떨어졌다고 알려진다. 화산재는 이산화황의 연무상태(aerosols)인 성질이 다른 미세먼지가 성층권에서 햇빛을 흡수하고 산란시키기도 하여 지구 온도를 떨어뜨린 것이다.

1783년에는 2년 동안 아이슬란드 라키화산 폭발이 있었다. 소와 양 등 약 30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당시 아이슬란드 인구의 약 25%가 굶어죽었다고 한다. 라키화산 폭발은 지구전체에 약 1.5도의 기온을 떨어뜨렸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요즘도 우리와 가까운 일본이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는 물론 다른 대륙에서도 심심찮게 화산폭발을 목격하게 된다.

미세먼지는 단순히 인체에 해를 끼치는 외에 국가 흥망과도 연계된다. 화산폭발과 미세먼지에 의한 지구촌 저온현상이 지속되어 나타난 대표적 사례가 로마제국의 몰락이다. 로마제국은 기원전 800년부터 서기 400년 초까지 1200년간 지속된 역사상 전무후무한 강력한 제국으로서 지중해를 끼고 이탈리아 반도에 심장을 박고 있었다. 500년 이씨 왕조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그런 제국을 쓰러뜨린 건 다름 아닌 재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마가 가장 두려워했던 이탈리아 북부 게르만족의 남침이었지만, 게르만족의 남하는 재해 때문이었다.

4세기 전후 지구 전체는 극심한 기온저하에 시달렸고, 특히 중앙아시아의 훈족에겐 식량기반을 앗아갔다. 훈족은 우리가 역사로 배운 흉노족으로 중국 진시황도 무서워 만리장성을 쌓게 한 장본인들이다. 배가 고팠던 초원의 기마족인 훈족은 안정된 식량 확보를 위해 유럽대륙을 기습 남하하여 동고트족(오스트리아 일원)을 습격했고, 이에 동고트족은 서고트족(독일 등)을 공격해 갔으며, 서고트족은 마침내 로마제국의 심장부(이탈리아, 동로마)를 공격했다. 게르만족이었던 동·서고트족이 동로마를 무너뜨리자, 동로마인들은 다시 서로마(스페인, 프랑스 등)지역을 공격함으로써 마침내 로마제국이 붕괴한 것이다.

로마제국이나 아이슬란드 사례의 식량기근 때문에 엘리뇨현상에 의한 이상고온이 오히려 지구의 축복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제 첨단기술로 식량확보가 안정화되자 이상고온을 막는 수단으로서 ‘특허 사냥꾼’으로 알려진 미국의 인텔렉추얼 벤처스(IV)사는 역으로 제안한다. 약 29㎞ 길이의 호스를 성층권으로 세우고 호스를 통해 액화 이산화황을 쏘아 올려 지구를 식히자는, 이른바 ‘부디코의 담요’가 그것이다.

산불, 지진, 화산폭발, 미세먼지 등 어느 하나 안전을 담보하기가 힘들다. 자연과 하나 되어 자연을 지키고 보호하면서 아름다운 행성, 지구의 안전을 늘 생각하는 삶이어야 할 것이다.
 
송부용(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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