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근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회장
유홍근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회장
  • 백지영
  • 승인 2019.04.0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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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배려하고 소통하는 사회 됐으면”
“세상이 하나의 컵이라면 컵을 서 있게 하는 몸체는 비장애인, 그 속에 물은 장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컵 한쪽 이가 빠지고 금이 가면 물이 새어 버리듯, 안에 담긴 물이 온전하게 담겨있을 수 있도록 해주는 건 비장애인분들의 역할이 아닐까요?”

오는 18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유홍근(71) 진주시 장애인총연합회 회장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아우르고 포용하는 삶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유 회장과의 인터뷰는 허명자 진주시 수어통역센터 팀장이 함께했다.

유 회장은 만 5살 때 고열로 청력을 상실했다. 당시 너무 어렸던 유 회장은 자신의 청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제때 파악할 수 없었다.

삼촌과 함께 낚시를 하러 갔는데 “고기 잡았다”고 아무리 외쳐도 반응이 없자 그제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가족들이 인지했다.

장애인 학교는 꿈도 꿀 수 없던 시절, 수업을 듣지 못하다보니 일반 학교에 다닐 의미도 없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이어 독학을 했다. 교사인 삼촌이 기초를 가르치고 그걸 바탕으로 혼자 공부를 했다. 처음 보는 사물이 있으면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름을 적어달라고 한 다음 글자의 모양을 그림 기억하듯 외웠다. 그렇게 역경을 딛고 수십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는 지난 달 선거를 통해 지체장애인협회, 시각장애인협회 등 11개의 단체가 회원인 진주시 장애인총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현재 진주지역의 장애인 수는 1만 7500여 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가 회원은 아니지만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유 회장의 목표는 다부졌다.

그는 “2년의 임기동안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며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장애인의 날 행사는 무려 5000여 명의 사람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축제다. 그는 이 행사를 통해 “장애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도 또 하나의 목표다.

그는 “장애가 있는 분들이 실제 어떤 점을 가장 불편해 할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진정한 배려”라면서 “임기동안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분과 비장애인분들과의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자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人터뷰)진주시 장애인총연합회 유홍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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