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양보, 최고의 보시(布施)
[기고]양보, 최고의 보시(布施)
  • 경남일보
  • 승인 2019.04.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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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의령경찰서 경무계 경위
얼마 전, 한 유명연예인이 ‘보복운전’ 의혹으로 곤혹을 치른 사실이 있다. 이전에도 이와 같은 일로 곤란을 겪었고 최근에 다시 연예활동을 재기하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일은 비단 위와 같은 연예인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몇 년 전 보복운전으로 인한 급정거로 사망한 사건도 있지 않았는가?

불교에서는 보시라는 말이 있다. 보시란 대승불교의 실천수행 방법 가운데 베풀어 주는 일을 말하며, 중생의 구제를 그 목표로 하고 있는 이타정신(利他情神)의 극치(極致)라고 한다. 극치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나 상태이다. 쉽게 말해, 보시란 남에게 배품으로써 남을 이롭게 하는 최고의 끝판왕이고 더 나아가 성불(成佛)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보복운전 이야기하면서 보시니 극치니 하는 말을 하니 의아할 것이다.

이제 보시와 보복운전과의 관련성을 이야기 해 보겠다. 보복운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부분 급차선 변경 등으로 인한 끼어들기 때문에 발생한다. 갑자기 끼어드니 얼마나 놀랍고 당황스러울 것인가? 운전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양보(讓步, 길·자리·물건 따위를 사양하여 남에게 미루어 줌)라는 말을 넣어보자. 이제 놀라운 마법이 시작된다. 첫째, 끼어들 경우에 양보해 주면 돈이 들지 않는다. 돈을 들지 않고도 보시가 되는 것, 즉 이타정신의 극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둘째, 누구든지 끼어들 수 있으니 항상 양보한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다니면 교통사고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양보가 방어운전, 즉 스스로의 방패가 되는 것이다. 셋째, 비켜주지 않으려 급가속·급정거 하지 않아도 되므로 연비도 미세먼지도 줄어든다. 넷째, 이미 양보로써 마음을 열어 두니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이로써 당신은 조금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이제 양보와 보시라는 단어의 마술이 믿어지는가? 운전할 때, 양보라는 보시를 행함으로써 흐믓한 미소를 짓는 여유로움과 자비심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아니, 상상에만 그치지 말고 실천해서 좋은 업(業)을 쌓아보자. 잊지말자. 양보, 그것은 그 야말로 돈 들이지 않는 최고의 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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