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로 가라니까 메로 간다
길로 가라니까 메로 간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4.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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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길로 가라니까 메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유리하고 편한 방법을 가르쳐 주었는데도 그대로 하지 않고 굳이 제 고집대로 하는 사람을 이르는 속담이다. 즉, 하는 일 마다 서로 엇나가기만 하는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지금 청와대와 여당, 야당 등 우리나라 정치권이 하는 일거수일투족이 이 속담에서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과 임명을 놓고 정치권이 또 서로 ‘길’이 아닌 ‘메’로 갔다.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야당은 제 고집 대로 했다. 청와대 역시 야당이 임명하면 안된다는데도 굳이 제 고집 대로 강행했다.

▶이를 보면 청와대와 여당, 야당은 서로 ‘소통과 협력’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막말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는 식으로 내가 가는 길에서 한발도 물려서지 않는다. 청와대와 여당은 ‘너희가 반대해도 우리는 우리 고집 대로 하겠다’는 식이고, 야당 역시 ‘너희가 하는 모든 것은 반대·거부하겠다’는 식이다.

▶이번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정치권이 협력해 경제를 살려 국민의 삶이 편안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선자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 여·야 모두에게 ‘길로 가면서 협력할 것’고 명령했다. 청와대도, 정부도, 여당과 야당도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채 일주일도 안돼 국민의 명령은 헌신짝 처럼 버리고 ‘메로 가는 것’을 택했다.
 
정영효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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