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임정 번지 찾아낸 허만길 선생을 아시나요
상해 임정 번지 찾아낸 허만길 선생을 아시나요
  • 최창민
  • 승인 2019.04.10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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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사범 출신, 1990년 중국 방문서 충격
맞지 않는 번지에 표석도 없이 방치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리' 시 남기고
귀국 후 보존운동…국민적 호응 얻어
‘상해임시정부청사 빛나게 한 허만길 선생을 아시나요.’

29년 전 상해임시정부청사 보존운동을 처음으로 전개한 허만길 선생의 활약상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100주년을 맞아 다시한번 관심을 모은다.

의령출신의 허만길선생은 진주중학교와 진주사범학교를 졸업(1961년)한 석학, 그는 1990년 수교가 없던 중국을 방문하고 상해임시정부청사의 위치가 번지수도 맞지 않고 표석도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청사보존운동을 처음으로 전개한 인물이다.

당시 언론보도와 허만길 선생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1990년 6월 교육부 장학사로 국외연수단과 함께 중국 상해임시정부청사가 있는 상하이 ‘마당로’(馬當路)에 갔다.

이때 안내원으로부터 마당로 ‘306롱 1’, ‘306롱 2’가 ‘임시정부 자리’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까지만해도 마당로 ‘306롱 4’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 중국 측에 확인한 결과 ‘상하이 마당로 306롱 4가 맞았다.

이렇게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자리는 위치조차 확실치 않았고 표석도 없이 초라하게 남아 있었다.

광복된 지 45년, 그는 현장에서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자리’라는 즉흥시를 남긴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리 보존운동의 첫 신호였다. 귀국 후 ‘상하이 임시정부 자리를 보존하려는 뜻과 지혜를 모으자’는 제목의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각계각층에 돌렸다.

이 글은 ‘상해 임정 자리 푯말 하나 없다니’(한국일보 1990. 7. 5), ‘상해 임정 옛 자리 번지마저 헷갈려’(조선일보 1990. 7. 10.), ‘상해 임정 자리 보전 힘쓰자’(동아일보 1990. 7. 16), ‘상해 임정 자리 영구 보전하자’(경향신문 1990. 7. 20)라는 제목으로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허 선생은 상하이 시장에게 표석을 세워줄 것과 특별히 보전해달라는 내용의 편지까지 썼다.

이는 우리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에게 임시정부자리를 보존해달라는 의사표현을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중국정부는 우리기업의 협조로 임시정부청사를 사들여 복원했고 1992년 8월 중국과 국교가 정상화되면서 노태우 대통령이 9월 30일 중국을 방문해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임시정부청사를 찾아 방명록에 서명하기에 이르렀다.

허 선생이 처음으로 보존운동을 펼친 때로부터 2년 8개월, 1993년 3월 중국에서는 ‘상하이 마당로’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구지 관리처(大韓民國臨時政府0址管理處)’라는 표석이 설치됐다.

현재 허 선생의 시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자리’는 한국 시 대사전에 수록됐으며 시비도 건립됐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허만길 선생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리 보존운동 시초의 시>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자리
허만길

/이만큼이나 큰/조국의 고동이도록/우렁찬 걸음이도록/세계로 지구로 뻗는/희망찬 역사의 함성이도록/먼 이국의 땅 상하이 마당로(馬當路) 306롱(弄)/한 낡은 자리 그리도 구석진 자리에서/우리의 옛 임들 /그리도 가늘게/그리도 허덕이며/우리를 지켰을 줄이야/우리를 살았을 줄이야/우리를 키웠을 줄이야./아, 통곡으로 피로/울며 외치며 쓰러지며/단군을, 김유신을, 세종을, 서산 대사를 이어 주었을 줄이야.<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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