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도 좋을까
하루 종일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구나
봄이다. 환한 허공에 꽃이 만발이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는 동안 세상 근심이 사라지는 듯하다. 나도 모르게 내가 웃고 있다. 그러니까 오래된 담벼락 옆에 오래된 나무가 있고, 그 아래 오랫동안 자리한 듯한 독이 있다. 세월의 풍화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도가니의 둥근 몸은 언제나 보아도 어머니를 상징하는 듯한데 화자는 뚜껑이 열려있는 독의 입구를 향하여 ‘웃는 입’으로 표현하고 있다.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은 피었다 지고, 그러니 터드린 꽃망울을 보고 그 누가 웃지 않을까. 그 어느 어머니가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머지않아 열매가 열릴 것이니 말이다.
디카시는 기존의 문자시와는 창작 방법이 차별화되며, 순간의 감흥을 받아 적되 촌철살인의 압축된 언술을 본질로 한다. /시와경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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