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활용해야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활용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9.04.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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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국민연금이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면서 대한항공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되고, 이후 조회장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인하여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으고, 정치권은 물론 언론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처럼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관투자자가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필요한 지침으로서, “수탁자책임 원칙”이라고도 한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회사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영국에서 2010년 처음 도입한 이후 세계적으로 시행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차원에서 이의 도입을 논의한 바가 있었으나, 결국은 2016년 12월 민간기관인 기업지배구조원 주도로 7개 원칙과 세부지침으로 구성된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이 제정되었고, 국민연금은 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2017년 7월 도입하였다. 국민연금은 그 이전에도 투자회사들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 왔지만, 국민연금의 특성상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운용되어 왔기 때문에 어차피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면 “투자회사의 중장기 성장 및 투자자 이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회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한 것은 정부의 기업정책이 반영된 측면도 있겠지만, 국민연금이 이전 정부에서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대한항공 회장의 연임에 반대해왔던 것을 보면, 이번 대한항공의 주주총회의 결과는 그동안 소극적으로 참여했던 해외 연기금과 소액주주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근소한 차이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투자자들의 불신을 낳는 횡령·배임이나 부당내부거래, 사익편취 등 위법행위들이 대기업 중심으로 행해져 왔고,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지분을 가진 일부 대주주들에 의한 회사경영의 전횡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오너 일가의 갑질행태가 국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아왔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이러한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왔다.

국민연금은 국내 상장기업 중 약 800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액수로는 전체 시가 총액의 6.9%를 가지고 있는데, 이처럼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연금 운용위탁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이들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면 사실상 국내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국민연금이 좌우하게 되어서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이는 결국 연금사회주의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그 기금운용의 투명성 확보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며, 스튜어드십 코드가 바로 이러한 운용원칙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받은 연금기금에서 일부 적립금을 제외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지면 사회간접자본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국민연금 재정의 안정성과 함께 수익성도 함께 창출될 수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운용이 잘못되면 연금기금이 고갈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는 과거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최대한 활용하여 투자회사에 대한 경영권 간섭은 최소화하되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투자회사들의 경영진들도 기업경영의 투명성에 무게를 두게 될 것이고 결국은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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