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경상대학교 학예연구사
이정희 경상대학교 학예연구사
  • 백지영
  • 승인 2019.04.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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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 역사 담고 있는 고문헌 가치 널리 알리고파”
고문헌 도서관 개관 7만여 점 보유
올해부터 찾아가는 상담 시작
“많은 분들께 고문헌의 가치를 알리고 싶습니다.”

경상대학교에서 고문헌 상담을 하는 이정희(52) 학예연구사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묻어있었다. 경상대학교는 지난해 2월 옛 ‘문천각’을 새로 개편해 전국 대학 최초로 ‘고문헌 도서관’을 개관했다.

그 가치를 몰라 가정에서 보관만 하던 고문헌들이 하나둘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집안 대대로 고이 보관한 고문헌을 들고 상담을 하러 오십니다. 오래된 기와집을 수리하다 나온 고서를 비싸게 구매한 후 저희에게 감정을 의뢰했는데, 생각보다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낙담한 분도 계셨습니다”

지난 10여년 간 그가 진행한 고문헌 상담 건수만 족히 500여 건이 넘는다. 올해부터는 ‘찾아가는 고문헌 상담 서비스’를 시작해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이 신청하는 데다 자료를 가지고 대학까지 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상의 손때가 묻은 자료를 물려받아서 보관하고는 있지만 그 내용을 잘 모르던 이들이 주로 찾아온다. 고문헌 소유자들에겐 경상대 고문헌 도서관이 꽤 알려져 서부경남뿐만 아니라 경남전역, 멀리 경기도에서도 문의가 온다.

고문헌 보관을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화재나 도난에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벌레 피해도 많이 발생하는데 심지어 쥐가 갉아먹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기증도 많이 받고 있다.

“고문헌은 재료가 종이라서 개인이 보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거든요. 여건상 보관이 힘든 분께선 연구에 활용하라며 기증도 많이 하십니다”

고문헌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헌은 7만4000여권. 가장 오래된 문헌은 훈민정음이 반포된 1446년에 강원도에서 간행된 고서다. 조선초기 한 정치가의 문집으로 유일본이라 사료적 가치가 높다. 이러한 희귀본은 문화재 지정 신청을 한다.

“자료적 가치나 희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문화재 신청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그 보람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소장한 자료 대부분이 지역의 문중으로부터 기증받은 물품이다 보니 경상대학교 고문헌 도서관은 ‘경남의 역사 전문도서관’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이 연구사는 “앞으로 지역민들에게 고문헌에 담긴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발굴, 체험, 번역, 출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이정희 학예연구사가 지하 수장고에 보관된 고문헌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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