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99)양평 두물머리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99)양평 두물머리
  • 경남일보
  • 승인 2019.04.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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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돛단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젖줄은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시작이다. 이 두물머리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두물머리마을과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 귀실마을을 잇던 나루로 두머리나루라고도 하며, 이들 마을로 건너가던 나루터이자 남한강 물길을 따라 사람이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항구였다. 두물머리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시절에는 배가 30척이 넘었다고 하며, 주변의 산판에서 생산된 땔감 등 마을에서 직접 생산한 무 등도 운반했다고 한다.
 
양수리 시장


요즘과 같이 서로 다른 계층이나 집단끼리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지게 되는 양극화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삶의 고배를 마시는 날에, 그래도 우리 다 함께 힘을 모아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어,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두물머리가 훤하게 내려다보이는 운길산을 올랐다.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이지만, 산정으로 오를수록 조금씩 제 모습으로 멋지게 떠오르는 두물머리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정상에서, 이런 염원을 조용히 토하면 간단하게 과일과 어묵으로 간식을 하고 수종사로 내려선다.

 
수종사


세종에서 성종까지 긴 세월 동안 문병을 장악했던 학자 서거정은 동방 사찰 중 제일의 전망이라고 극찬하며, “내 동원에 가서 참선 이야기하려 하니 밝은 달밤에 괴이한 새 울게 하지 마라”고 노래했다는 운길산 자락의 수종사는, 세조가 금강산을 다녀오다가 양수리에서 하룻밤을 묵을 때 밤중에 난데없는 종소리가 들려, 부근을 조사하다 뜻밖에도 바위굴 하나를 발견했는데, 그 굴속에는 18나한과 함께 물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 절을 짓고 수종사라고 하였다고 전해진다.

 
다실 삼정헌


산사의 다실 삼정헌에 들어가 약수로 정갈하게 우려낸 차 한 잔을 나누며 마음을 가다듬고, 통유리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두물머리가 어서 오라는 손짓에 절 아래 조안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수도권에서는 최초로 지정된 슬로시티 조안은 ‘새가 편안히 깃든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팔당에서 양평과 대성리로 이어지는 남한강변의 자전거 길이다. 운길산역에서 수종사 송촌독립공원을 지나 슬로시티문화관을 돌아볼 수 있는 슬로시티길로, 주변에는 민물장어집이 많이 있어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민물장어를 맛있게 구워 먹고, 양수철교 옆으로 난 자전거 길을 걸어 건너 양수리환경생태공원으로 들어선다.

양수리환경생태공원은 아파트 건설예정지였던 곳을 환경보전이라는 공익실현을 위해,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여 엄청난 생활하수의 배출을 근본적으로 막은 공원이며, 무료개방이지만 수변구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 걸음을 재촉하여 양평의 5일장 중 하나인 양수리 시장을 찍으며 북한강과 남한강의 화합의 시골장을 둘러본 후, 풍류를 즐기기 위해 정자에 네 개의 바퀴를 달아 경치 좋고 시원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이동식 정자를 만날 수 있는 실내 정원 상춘원을 지나 두물머리로 갔다.

두물머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400년 세월을 넘긴 느티나무가 강을 바라보고 서있어 눈길을 사로잡고, 잔잔한 강물위의 돛단배 한 척에 수수한 연 밭과 섬을 부드러운 산세로 고요하게 감싸고 있어, 분주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이런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 서면, 일상으로 생긴 작은 상처까지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유명한 두물머리의 물안개를 조망할 수 있는 물안개 쉼터, 사람들의 기원 소망 꿈 희망의 의미를 담은 8자 모양으로 조성된 소원쉼터, 자연을 액자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는 자연풍경 투과형 액자 포토존, 남한강 최상류와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인 두물머리 나루터,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하나가 되는 두물경, 사방으로 펼쳐진 갈대들이 바람에 춤추는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갈대쉼터 등이 있어 가족이나 연인 혹은 카메라를 메고 나온 사람들 등 그 누구라도 따뜻하게 반겨줄 채비가 되어있다.

 
세미원
세미원의 연꽃
두물머리 연핫도그


강 쪽으로 따라 들어오면 운치 있는 돌담길도 걸을 수 있고, 정약용이 놓았다는 배다리가 오늘날의 세미원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미원에 연꽃이 만발하는 날에는 산책길이 더욱 풍성해질 것 같다. 이렇게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연결함으로써 자연이 묻은 물이 살아 흐르는 수변을 즐길 수 있으며, 조상의 삶이 느껴지는 유물 및 다양한 시설을 통해 예술 문학 역사 등을 익힐 수 있는 아름다운 곳들을 둘러보면서 뺄 수 없는 것이 먹거리인데, 속이 알 찬 구성으로 입맛을 자극하는 두물머리 연핫도그로 입가심한 후, 연꽃언덕으로 가 두부정식을 주문하여 두부 대패삼겹살 등을 안주 삼아 여유롭게 소주 한 잔 나누며 화합의 두물머리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진주고등학교 교사



 
두부정식
민물장어
수종사 대웅전
액자 포토존
양수철교 옆 자전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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