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나라
어처구니 없는 나라
  • 경남일보
  • 승인 2019.04.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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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위(칼럼니스트)
‘어처구니’란 말을 사전(이희승)에서 보면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상상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고 또 하나는 “어이없다”라는 말로 쓰인다. 필자는 여기서 순전히 사전에서 말하고 있는 두 가지 의미만을 포함하는 뜻으로 어처구니라는 말을 쓰고 싶다. 엄청난 문화민족으로 자부 하면서도 어처구니라고 부를만한 참으로 큰 인물이 이 시대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요 또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참으로 어처구니 없게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악몽인 채로 우리의 슬픔을 가슴 가득히 자아내고 있는 세월호사고 같은 것은 정부가 만들어 놓은 법규를 어느 누구도 현장에서 제대로 지키지 않아 생긴 어처구니없는 사고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십수년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26년씩이나 살면서 “맞아 죽을 각오로 썼다”는 어떤 한 일본인의 한국비판에 관한 글을 한번 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그에 의하면 1994년 ‘부실공사추방 원년’이라는 구호를 외치던 그해에 건설한지 15년밖에 안되는 성수대교가 무너졌고 그 다음해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신(新)행주대교는 건설도중에 무너졌고 팔당대교는 두 번씩이나 무너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한국인들이 건설한 구조물들은 어느 것 하나 부실한 것이 없이 현지 사람들로부터 잘 지었다는 칭송이 자자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는 어처구니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어처구니 없는 나라가 바로 우리가 아닌가를 깨닫게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일본인은 전 세계를 통틀어 국회의원 가운데 전과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한민국만큼 높은 나라는 어디에 있으며 지금과 같은 무법천지의 한국과 염치없는 한국인으로 과연 한국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까를 쉬지 않고 우리에게 묻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코드인사로 임명한 각료들의 면면을 보아도 어처구니가 없기는 매일반이다. 학자출신들은 논문 표절 안한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시민운동가나 지식인이라고 자처한 사람까지도 부동산 투기의 대열에 끼어 돈 긁어모으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처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의 평균적 생활양태가 이런 것인가 싶어 어처구니 없기가 한량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이 시대의 우리나라를 ‘어처구니없는 나라’ 라고 부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고 감옥으로 직행하는 어처구니없는 나라! 집권 이후 줄곧 적폐청산을 한다면서 매일처럼 과거 사람 잡아 가두는 일에 골몰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정부, 올림픽을 개최하면서도 제나라 국기 하나 앞세우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나라, 주재국 말도 못 알아듣는 아마추어 대사만을 골라 파견하는 어처구니없는 외교, 적(敵)을 코앞에 앞두고도 전시작전권전환에 매달리면서 군 병력감축과 군 복무년한 감축을 추진하는 나라, 북한 눈치 보느라고 한·미연합 훈련도 제때에 하지 못하는 나라, 한·미동맹은 우습게 보면서 중국에는 비굴하리 만치 저자세인 나라, 북한에 대해서는 할 말도 못하면서 끌려가는 어처구니없는 나라, 대한민국 정보책임자가 줄줄이 묶여가는 어처구니없는 나라.

사법부의 요직마저도 정권과 코드가 맞아야 임명받을 수 있는 나라,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재판도 잘못 되었다고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없애야 민주주의가 완성된다고 믿는 정치인들, 재벌 혼내주는 것이 자신의 임무인 것처럼 착각하는 부류의 공직자들, 나라의 뱃머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 하나 없는 나라에서도 대통령의 헛웃음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나라, 야당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 알 수 없는 나라!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무슨 나라가 이런 나라가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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