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통합,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대학교 통합,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9.04.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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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경남과기대신문사 편집국장)
몇 년 전부터 경남 과학 기술대학교와 경상대학교가 통합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매년 학기 초마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정작 학생들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입학하는 학생들의 숫자 감소, 이에 따른 지원금 감소를 늘 학생들에게 얘기하며 대학은 통합해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왔다. 그러나 이 문제를 심하게 받아들인 것은 학생들이 아닌 학교 졸업생들의 반응이다.

4월 16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동문회’는 통합반대추진위원회를 만들어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 내용은 경상대학교와 통합에 반대하며 ‘7만여 동문을 기만한 대학총장 사퇴하라’는 것이다. 작년에는 ‘대학통합에 관련한 모든 행정조치를 철회하고 통합은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종이에 학생들의 서명을 받는 용지를 돌리면서 얘기를 했지만, 표면상으로밖에 얘기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지난 4월 9일과 11일에 학생과 교직원들을 포함한 교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를 2회에 걸쳐 진행했지만, 일반 학생들에겐 전혀 공지되지 않아 ‘그들만의 토론’이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아직 교내 직원들보다 학교에 대해 아는 것이 비교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교 구성원인 그들을 무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생들은 1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공부해 대학이라는 새로운 사회에 발을 딛는 것이다. 학교가 바라는 이상향과 학생이 바라는 이상향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해를 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며, 개선점을 파악하여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얘기다.

통합된다 해도 원학교에 따라 학생들의 차별이나 무시가 존재할 수 있다. 통합이 되었다고는 하나 학생들의 입장 차이와 ‘우리 학교가 더 좋다’ 라는 자존감 분쟁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의 존폐의 위험 때문에 통합을 한다는 것은 이해를 하고 있으나, 통합의 진행 과정이나, 개선점을 학생들에게 제시해 의견을 수용하고 참고하는 방안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의 주인은 등록금을 내는 ‘학생’인가 아니면 학생들은 무시하고 진행하는 ‘교직원’들이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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