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소리·불타는 연기…“끔찍하고 처참했다”
비명소리·불타는 연기…“끔찍하고 처참했다”
  • 임명진
  • 승인 2019.04.17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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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피한 대피가 ‘죽음의 덫’ 속으로
복도·입구에 피흘리고 쓰러진 주민들
아침에야 드러난 사건 전모에 망연자실
“새벽에 사람들 비명소리를 듣고 일어났어요.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비명소리가 들리고 연기가 피어올랐어요. 살려주세요 라고 소리를 지르고 쓰러져 있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17일 새벽시간대에 일어난 방화·흉기난동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진주시 가좌동의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 주모(33)씨는 끔찍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사고가 난 9층에 거주하던 그는 새벽시간대에 비명소리와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잠결에 ‘뭔 일이 났구나’ 직감했다고 했다.

주씨는 “연기와 불이 올라오고 바닥에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경찰과 소방 사이렌이 울리고, 모든게 끔찍하고 처참했다. 너무 끔찍해 방문 밖으로 나갈수가 없었다”고 몸서리쳤다.

또다른 주민은 새벽 4시 30분께 고함을 지르고 싸우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이어 35분께는 불이 났다는 소리가 들려 40분쯤 비상계단을 통해 8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어두워서 몇층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3층쯤에 웬 사람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고 그 옆에 여자가 한명 울고 있었다”면서 “너무 놀라 한층을 더 내려갔을 때는 공포탄을 쏘는 소리가 들렸는데 2층에도 한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간신히 1층 입구에 도착했을때 그곳에도 2명이 쓰러져 있었고 출입구 근처에는 많은 주민들이 곳곳에서 흩어져 있었다. 무서워서 경비실에 대피했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는 날이 밝자 처참했던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방화로 불에 탄 4층 피의자의 집 외벽과 동 출입구와 외부 주차장 곳곳에는 처참했던 당시를 상기할 수 있는 흔적들이 낭자했다.

소방관들이 물로 씻어내기는 했지만 일부 피해자들의 혈흔이 박스에 덮힌 채로 핏빛 타이어 자국으로 남아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넋을 잃은채 경찰과 소방대원이 드나들는 사건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은 뒤늦게 사고소식을 듣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지인이 피해자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왜 우리 아파트에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 주민은 “동은 다르지만 처음에는 뉴스를 보고 우리 아파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피해자 중에는 자주 가던 식당 아주머니도 있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애통해했다.

피해주민들은 화재로 비상벨이 울리자 대피하다 변을 당했다.

새벽이 이 사고를 목격하고 전화로 신고했다는 유모(63)씨는 “1층에 거주하는데 요란한 소리에 나와보니 사람들이 곳곳에 쓰러져 있고 4층에는 불이 났다”면서 “화재로 비상벨이 울리자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 같다”며 끔찍한 상황에 말문이 막힌 듯 했다.

그는 “피의자가 잡혀가는 것도 봤다. 평소 안면은 없는 사람이었다.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사고소식을 듣고 인근의 학교 교장과 교사 등 관계자들도 급히 찾아왔다. 한 관계자는 “피해자 중에 12살 어린 학생이 있어 혹시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닐까 싶어 걱정이 되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는 10층 높이에 복도식 임대 아파트로 승강기와 복도 출입구는 한 곳 뿐이다.

전체 9개동에 15평과 20평 등 758세대 규모이며 2005년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나이가 많은 고령의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진·백지영기자 sunpower@gnnews.co.kr
 
그래픽=박현영기자
그래픽=박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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