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문화 수도에서 띄우는 아침차담(5)
차 문화 수도에서 띄우는 아침차담(5)
  • 경남일보
  • 승인 2019.04.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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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화(한국차문화수도진주추진위원회 이사)
◇ 차문화 수도 진주의 내일

차(茶)를 즐기는 생활문화는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다. 특히 우리와 문화적 교류가 잦은 중국과 일본은 차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차 맛은 중국과 일본의 그 것과는 차이가 있고 그것을 즐기는 생활공간과 미학도 차이가 있어 매력적인 문화교류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차 문화는 진주성이나 촉석루와 같은 물리적 공간과는 다른 집객의 요소이면서 민간 레벨의 국제 교류가 가능한 매우 유익한 교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차(茶) 산지를 이야기하면 역사적으로는 하동을, 그리고 아름다운 차밭으로는 보성이 유명하다. 그런데 진주에서 지난 1월 17일,‘한국차문화수도 진주’추진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창립되었다.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 차가 전래된 이후 고려 때에는 차 생활이 민간에 이르기까지 일반화되었고, 조선시대의 차생활 문화도 김종직(1431~1492), 김시습(1435~1493), 이목(1471~1498)과 같은 차인들을 통해 접할 수 있다. 특히 ‘내 마음의 차(吾心之茶)’를 이야기한 이목의 차부(茶賦)를 통해서는 당시 차 문화의 수준을 살펴볼 수 있다. 이후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차 문화는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에 머물렀지만 점차 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시점에 다산 정약용(1762~1836)과 초의(1786~1866)선사, 그리고 추사 김정희(1786~1856) 등의 차인들에 의해 중흥기를 맞이하게 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또다시 차 문화는 침체하게 된다.

그렇게 어려운 시대에 호남에서는 의재 허백련(1891~1977)이 광주를 중심으로, 그리고 영남에서는 효당 최범술(1904~1979)이 진주와 사천을 중심으로 차 생활의 대중화를 모색하였는데, 효당 최범술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차를 통해 지역의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를 수양하는 방편으로 삼았다. 이후 많은 차인들이 지역에서 배출되었고, 지금 지역의 다양한 장소에서 차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차의 생산과 관련해서도 서부경남(하동, 사천)은 차(茶)의 산지이었고, 조선시대 함양에서도 차가 생산되었다. 진양지(晋陽誌)에 의하면 진주목 시절의 진주는 진관(鎭管)으로 합천, 초계, 함양, 곤양 4개 군을 관할했고, 현(縣)은 사천, 남해, 삼가, 의령, 하동, 산음, 안음, 단성, 거창 9개현을 관할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근대 이전의 진주는 진주목, 즉 서부경남의 생활 중심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그리고 산업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수행했었다고 하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차의 인문학 진주선언(2016.5.21.)‘을 통해서 진주가 한국 차문화 형성과 관계한 역사적 경위를 살펴볼 수 있다. 선언문을 통해 ‘한국차인연합회(1979)’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차의 날(1981.5.25.)’을 제정 선포하는 일련의 과정에 진주가 그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고, 특히 ‘진주성 촉석루’의 장소성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또한 다솔사, 직하고택, 그리고 비봉루로 이어지는 차인(茶人)들의 차생활 공간들은 진주를 한국차문화수도로 선포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진주의 차 문화는 지역 차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계승된 역사적 문화자산이면서도 창조적 문화자산이다. 진주가 가지고 있는 차 문화 발신지로서의 장소성과 역사성은 소중히 평가되어야 한다.


/신상화 한국차문화수도진주추진위원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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