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공동체’ 아픔도 함께 나눈다
‘이웃 공동체’ 아픔도 함께 나눈다
  • 임명진·백지영기자
  • 승인 2019.04.21 2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 아파트 참사, 시민 추모 발길 이어져
아파트 주민들 모금운동·애도 플래카드도

투명꽃

“꽃잎 휘날리며 울부짖던 너의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휘날리던 꽃잎의 슬픔을
알아보지 못하였구나
밤 하늘이 걷히우고 이 자리에
하얀 꽃을 놓아 본다.”

진주시민들이 아파트 방화·살인사건으로 고통받고 있는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 가족을 위로하며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다.

진주 아파트 참사 현장에는 희생당한 고인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주말 내내 이어졌다.

아파트 출입구 앞에는 추모객이 놓고 간 조화가 꽃다발과 함께 고인에게 전하는 추모의 시를 적은 쪽지도 남겼다.

이 편지에는 ‘꽃잎 휘날리며 울부짖던 너의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라고 적어 주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고가 난 건물 바로 앞 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시민들이 조화를 가져다 놓고 기도하고 간다”며 “하나씩 늘어나는 꽃다발을 볼 때마다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이 떠올라 마음이 숙연해진다”는 심경을 전했다.

아파트 관계자는 “평소에는 아파트 출입구에 놓인 물품들을 치워왔지만 고인을 기리는 마음을 담은 것이기에 보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희생자 유족만큼이나 아픔을 겪는 아파트 이웃 주민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희생된 주민과 가족을 돕는 데 한마음을 모으고 있다.

아파트 주민대표회의와 관리소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19일 주민 전체 회의를 열고 우선 모금운동 취지를 설명하고 뜻을 모으기로 했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희생자들의 아픔을 곁에서 함께 겪는 이웃 주민들이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에 상처가 큰 주민들이 오히려 슬픔을 함께 나누고 치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민들은 물론 외부에서도 희생자 가족을 돕고 싶어하는 문의가 많은데 모금 운동을 위한 계좌 지정도 서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대표회의 황모 회장도 “더 많은 주민이 함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전체 주민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모금운동과 전달 방법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 외벽에는 주민대표회의와 관리소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쓴 애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주말동안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희생자 중에 시각장애를 가진 고등학생이 포함됐다고 알려지자 장애인들의 추모도 잇따랐다.

한 지체장애인은 “TV 보고 헌화하고 싶어서 왔다”며 분향소를 찾아와 애도를 표했다.

이외에도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휠체어를 끌고 분향소를 찾은 척수장애인, 청각장애인 등이 연이어 찾아와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임명진·백지영기자

 

참사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애도 플래카드를 관리동 외벽에 내걸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