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생명도 키우지만, 부주의로 불씨도 키운다”
“봄은 생명도 키우지만, 부주의로 불씨도 키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4.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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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대지가 화사한 옷을 갈아입고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의 삶에 생기와 의욕을 불어넣고 실행하는 아름다운 4월이다.

청명은 날씨가 차츰 맑고 밝아진다는 뜻을 지닌,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로,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어 농사 준비를 하는 시기이며, 한식의 하루 전이거나 같은 날로 매우 건조하고 바람이 많다.

옛 문헌에 한식(寒食)을 “이날에는 풍우가 심하여 불을 금하고 찬밥을 먹는다” 고 기록하고 있다. 옛사람들도 봄철에는 화재를 경계하여 한식(寒食)이라는 절기까지 만들어 봄철 화재를 경계해 온 것이다.

안전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네 조상님들은 4월의 기후 특성과 생활방식 등을 고려하여 청명·한식에는 불도 가까이 하지 않고 찬밥을 드시는 풍습을 만들어 안전한 삶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러한 지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다.

따라서 청명과 한식 성묘가 있는 4월은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불어 산불 등 임야화재가 자주 발생한다. 임야화재는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3년간(’16년~’18년) 청명과 한식 기간에 발생한 전국 화재는 1일 평균 134.6건으로 같은 기간 4월 전체 화재 1일 평균 126.5건보다 약 6.4%가 더 많이 발생했다.

주요 원인은 논밭두렁·쓰레기 태우기, 담뱃불 등 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89.7%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산과 들은 해마다 봄, 가을이 되면 논ㆍ밭두렁소각, 쓰레기 소각, 담뱃불, 등산객들의 실화 등으로 인한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따라서 논·밭두렁 소각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초기 대처능력이 부족한 노인층에 의해 발생하면서 필연적으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년도 농작물 등 병해충을 죽이고 농사에 도움이 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은 주변에 있는 산림으로 불이 붙어 커다란 피해를 입힌 사례가 빈번하므로 각별히 주의가 요구된다.

애써 가꾼 산림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바라보는 심정도 안타깝지만, 더욱 안타까운 건 바로 이러한 산불이 사람들의 부주의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산불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427건이 발생해 1173㏊의 피해를 입었는데 전체 피해면적의 대부분이 봄철(3~5월)에 집중 발생했으며 산불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는 산불의 원인은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 된다. 이 좋은 계절 봄철! 산불 조심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소방이나 산림청 등 관계기관이 해야 하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산불예방을 위해서는 산행 전 입산통제, 등산로 폐쇄 여부를 확인하고 입산 시에는 인화성 물질을 소지하지 않으며 취사를 하거나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또한 산불 위험 시기에는 논ㆍ밭두렁 태우기를 철저히 중단해야 한다.

산불은 산림자원의 손실뿐만 아니라 많은 경제적 피해와 자연 생태의 파괴 ,공익 기능의 저하를 초래하며, 귀중한 문화재 등의 손실은 물론 피해 복구에도 천문학적인 비용과 긴 세월이 소요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119대원이 되고, 산불감시원이 되어 불을 조심한다면 하루아침에 울창한 산림이 잿더미가 되거나,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는 불행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봄철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대형 산불 발생 위험성이 높고, 청명과 한식 기간은 성묘나 산행 때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이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당부가 요구된다.

“이 좋은 계절 봄날 ! 봄은 생명도 키우지만, 부주의로 불씨도 키운다는 것을 잊지 말자”

/강정옥 거제소방서 현장대응단 방호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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