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석에 뿌리내린 구상나무, 자생지 이을까
세석에 뿌리내린 구상나무, 자생지 이을까
  • 최창민
  • 승인 2019.04.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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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 생육실태 조사…지리산 구상나무 복원에 희망 신호
다른 지역 어린나무보다 생육 좋아…환경단체 "150㎝못 넘겨" 부정적
국립공원공단이 지리산 영신봉 주변 세석평전에 서식하고 있는 어린 구상나무에 주목하고 있다. 이 지역 구상나무가 지리산의 다른 지역보다 생육상태가 더 좋고 활성화돼 있어 고사(枯死)하고 있는 반야봉·천왕봉 주변 구상나무 복원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국립공원공단은 22일 지난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구상나무 숲이 지리산 내의 다른 곳에 비해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단에 따르면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나무 개체수가 1ha 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서쪽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북동쪽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로 조사됐다. 즉 세석평전의 1ha 당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수가 제석봉에 비해 14배나 많은 셈이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숲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은 기온 및 토양환경, 바람세기, 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지리산 천왕봉 남서쪽 세석평전은 해발 1500~1600m에 있는 오목한 산악지역으로,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는 뜻에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15~20도의 완경사지로, 개울이 흐를 정도로 물이 풍부하다. 2018년 평균기온은 약 5.8도이며, 총 강우량은 2974㎜이다.

지리산 전체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4180ha로 축구장 6000개 면적에 달하나 최근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을 중심으로 고사하고 있다. 고사목은 1ha 당 50여 그루에 이른다.

국립공원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해 오랜 기간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압박(스트레스)이 누적되어 구상나무가 고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육스트레스의 원인은 구상나무 숲의 급격한 환경변화로 판단되며,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가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크리스마스 나무(트리)로 불리는 구상나무는 소나무과 식물로 우리나라 고유종이며, 주로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자생한다.

국립공원연구원측은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 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이와 관련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세석의 어린 구상나무도 결국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키 100∼150cm이 되면 대부분 죽게된다”며 “환경부와 국립공단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지리산 벽소령과 세석평전 일대 어린 구상나무 모습. 2019년 3월 /사진제공=국립공원연구소
고사하고 있는 반야봉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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