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항해 시대에서 대탐사 시대로의 전환
[기고] 대항해 시대에서 대탐사 시대로의 전환
  • 경남일보
  • 승인 2019.04.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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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환(국립경상대 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
전정환
15세기말 세계는 대항해시대가 열렸다. 1498년 포르투갈은 바스코 다 가마가 아프리카를 돌아서 인도에 도착한 이후로, 서유럽에서 일본에 이르는 향신료 무역로를 장악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스페인은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가면 인도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대서양을 건너 1492년 신대륙(아메리카)를 발견하였고, 이후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화하여 은, 사탕수수 등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다. 영국은 인도에 동인도회사를 설립하여 면직물을 독점적으로 유통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다. 네덜란드는 강대국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국가권력이 약했던 동남아시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17세기 최고의 부자국가로 성장하였다. 15세기말부터 유럽 각국은 신항로를 개척하고 지리상의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써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고, 이후 수세기 동안 세계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었다.

21세기 현재 세계는 바야흐로 우주 대탐사의 시대라 할 수 있다. 미국의 NASA는 2020년대 중반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격인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Deep-Space Gateway)를 구축하고 이곳을 전초기지 삼아 2030년대 우주인을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해당 우주정거장이 운용에 들어가게 될 경우 각국의 달 및 화성탐사 계획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기에 탐사를 통한 기술과 정보 확보에 독보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민간기업인 SPACE X는 화성유인탐사와 인류정착을 목표로 STARSHIP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성공할 경우 우주탐사 및 여행에 독점적 입지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을 세우고, 2045년까지 세계 최고의 우주강국이 되겠다는 우주굴기를 다짐하였다. 2019년 1월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한 창어4호는 달의 뒷면의 특성상 군사 및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러시아는 유인 우주선인 소유즈를 1960년대 말에 개발하여 현재까지도 안정성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활용되고 있으며, 우주개발이 가속화될수록 소유즈가 가진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득을 계속해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일본은 화물우주선 HTV(H-II Transfer Vehicle) 개발하여 현재까지 7회 모두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하는 랑데부, 도킹 기술과 대형 우주선의 운영 경험을 획득하고 있다.

이처럼 달에는 달 궤도 우주정거장과 탐사기지를 넘어 관광상품까지 생겨나고, 화성에는 유인 탐사가 본격화하되는 시점에, 과연 한국의 우주개발은 어떠한가? 2010년 천리안 위성 발사를 통해 세계 7번째의 기상관측위성 보유국이 되었고 2018년 11월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하면서 나름의 자체 우주기술이 있는 국가로 평가받지만 아직까지 미국과의 우주기술 격차는 9년에 이르고, 우주개발계획은 정권에 따라서 변동이 심한게 현실이다. 심지어 국회미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가 힘들게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SPACE X와 같은 민간기업에 가격경쟁력이 밀릴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15세기말 도전정신과 적극적인 투자로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각국들이 신대륙으로부터 막대한 부를 창출하였듯이, 현재 세계 강대국들은 우주 탐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 향후 우주탐사 및 우주여행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 대한민국도 우주탐사의 추격자에서 벗어나 선두그룹에 합류하기 위하여 우주개발의 현주소를 면밀히 검토하고 정부차원의 효과적 정책 추진, 항공우주클러스터 조성, 우주기업 육성, 국제 우주개발 참여 등의 다양하고 실질적인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전정환(국립경상대 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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