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그리고 실천적 지혜
체험 그리고 실천적 지혜
  • 경남일보
  • 승인 2019.04.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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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젊은 지식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할 때는 이런저런 갈등을 겪지 않을 수 없다. 이기적인 동기에서 그 모험 속으로 뛰어든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옳다는 신념에서 출발한 모험이라고 볼 수 있다. 때로는 이론과 현실의 거리가 매우 심하게 동떨어져 있음을 깨닫고 실패와 또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그러나 자기의 판단이 결국 옳았음을 느끼며 모험 속으로 깊이 빠져들지 않을까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체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실천적 지혜에 관해서는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보다 체험을 통해서 배우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성공적 체험을 통해서 배울 경우도 있겠지만 실패의 체험을 통해서 절실한 교훈을 터득할 경우가 더욱 많은 건 사실이다. 누구든 실패를 거울삼고 다시 일어서게 된다면 그 실패가 굳이 가슴 아플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실패에는 너무 치명적인 것이 많아서 내세(來世)를 생각하며 신앙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삶이 허망하고 비극적이 되기도 한다.

인간이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경험에는 그 분량에 한계가 있다. 개인적 주관 속에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생생한 의식 과정을 통해 얻은 교훈만으로도 세상 살기엔 삶의 문제가 다양하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타인의 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건 최종적 판단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다는 건 타인이 경험한 체험과 사색의 부피를 줄인 모든 내용이 주로 책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에 기록되어 있는 것에는 사실이나 현실과 동떨어져 막연하고 일방적인 언어와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것으로 나타내는 언어도 있겠지만 모든 저술에는 저자의 체험이 어디엔가 담겨져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책을 읽고 간접적으로 배운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타인의 경험을 한갓 이야기로만 생각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불행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 인간은 현명하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어리석은 존재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영리한 영물 같지만 의외로 어리석은 것이 인간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욕심 때문에 나만은 예외일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자신의 삶의 교훈을 망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의 실패와 성공의 기록을 한갓 남의 이야기로만 흘려버리지 말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석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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