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처리 후폭풍…국회는 ‘겨울 왕국’
패스트트랙 처리 후폭풍…국회는 ‘겨울 왕국’
  • 김응삼
  • 승인 2019.04.30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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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회 정상화” 강온전략
추경안 등 한국당 협조 절실
한국, 광화문 천막농성 검토
바른, 지도부 책임론 갈등
여야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여파에 정국이 거센 후폭풍에 휘말릴 조짐이다. 극렬 반대한 한국당이 장외 투쟁 불사 방침을 못박으며, 추가경정예산안(6조7000억 원) 심사를 포함해 국회가 그대로 멈춰서는 파행 상황이 당분간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분당 수준의 갈등을 빚은 바른미래당 내홍 역시 분수령을 맞을 조짐이어서 야권발 정계개편이 정치권을 뒤흔들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 국회정상화 나서=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수순으로 ‘국회 정상화’를 설정했다.

패스트트랙 대치로 민생·경제 입법을 위한 4월 임시국회는 멈춰 섰고, 국민안전 및 선제적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다뤄질 5월 임시국회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따라서 민주당은 대대적인 장외투쟁을 예고한 자유한국당을 원내로 끌어들이는 데 부심하고 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제1야당 한국당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강온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다.

이해찬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인사말에서 “선거법은 여야 간 합의 없이 처리하기 굉장히 어려운 법”이라며 “4당(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합의한 것을 기초로 한국당과도 논의를 많이 해 합의 처리하도록 당에서 노력을 많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지난 엿새 동안의 불법과 폭력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라”고 밝혔다.

◇한국, 강경투쟁 선언=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포스트 패스트트랙’ 대책을 논의한 결과, 2004년 이후 15년만에 ‘천막당사’ 카드까지 꺼내들며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당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몽골 텐트 형식의 천막을 만들어 농성을 벌리는 한편, 장외집회를 전국 순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교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아무리 봐도 이 정부에 대해 법치국가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며 “마음에 안 들면 잡아넣고, 법 규정을 따라가지 않고 없던 관행을 만들어 처벌하지 않던 방식으로 처벌한다. 도대체 무서워서 살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결연히 일어서 이 정부와 싸우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강고한 투쟁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게 된다”며 “돈을 펑펑 써버리면 이후 세대들이 빚을 다 갚아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경제 투쟁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넘어, 보수 우파를 넘어 모두 빅텐트 안에서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싸워야 한다”며 “이제 한국당은 반(反)정권·반문재인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정 붕괴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좌파독재의 신호탄이 터졌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헌법을 전복하려는 이러한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 ‘깊어지는 내홍’=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회견에서 “협상 과정에서 당의 숱한 분란과 내홍을 겪었던 점은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면서도 “우리는 그동안 많은 당의 분열과 내홍을 겪었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까지 가세해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을 문제삼으며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거취를 포함한 지도부 책임론을 여전히 제기하고 있어 갈등 봉합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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