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서 특별 음악제 열려
대나무 숲속에서 흥겨운 듯 구슬픈 듯 피리소리가 들려온다. 나무 그루터기로 만든 의자에 앉으니 피리소리가 대나무 사이로 휘돌아 나간다.
바람이 분다. 대밭을 둘러싸고 올곧은 자세로 바로선 소나무에서 솔향이 인다. 피리소리가 대나무 잎을 간질이며 지나자 바람소린지, 피리소린지 내 마음이 일렁이는 소린지, 그저 한 가지 소리만 같다. 먼 옛날 옆동네 사셨던 남명 조식 선생께서 오늘 이 모습을 보셨다면 “이곳도 무릉도원이로구나”하셨으리라.
지난 3일 오후 5시,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 내 기산국악당에서 국악계 큰 스승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리는 특별 음악제가 열렸다.
기산국악당 건물 뒤편 대나무숲에 새로 조성된 ‘대밭극장’ 개장을 기념하는 ‘대바람소리’ 공연도 진행됐다. 공연에서는 축하곡 ‘대바람소리’도 선보였다. 이 곡은 김홍신 작가가 직접 가사를 써 의미를 더했다. 이어진 기산국악당 무대 증축 축하공연에서는 기산 선생의 제자이자 대한민국 사물놀이 창시자 중 한명인 최종실 기산국악제전위원장의 ‘소고춤’ 공연과 명창 왕기철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장의 판소리 공연이 진행됐다. 이재근 군수는 “기산 박헌봉 선생의 국악에 대한 사랑과 의지를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제자분들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며 “앞으로 우리 산청군에서 국악계 큰 스승이신 박헌봉 선생을 잘 모시겠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기산국악당 상설 국악공연은 오는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치유악 힐링 콘서트’를 주제로 진행된다. 전통 춤과 판소리, 국악단 공연 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원경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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