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있는 국회
'낭만'있는 국회
  • 김응삼
  • 승인 2019.05.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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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을 두고 ‘총칼 없는 전쟁터’라고 한다. 때로는 여야간에, 때로는 정부와 국회가 서로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이런 장면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국회는 언제나 싸웠지만 서로가 ‘넘지 않는 선’을 지켜왔다. 승부가 나면 부둥켜 안으며 축하는 못했지만 패자는 한 발짝 물러서 다음을 기약했고, 갈등 과정에 발생한 ‘고소·고발’은 취하했다. 싸우면서도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잘 알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는 ‘낭만’이 있었다.

▶요즘 국회를 지켜보고 있으면 정치 혐오증이 절로 나온다. 18대 국회를 ‘동물국회’라고 했다. 여야가 국회에서 전기톱과 쇠망치로 충돌했고, 본회의장에선 최루탄이 터지고 상임위에서는 ‘공중부양’ 활극이 벌어져 국가망신을 초래했던 ‘최악’의 국회였다. 그래서 만든 것이 ‘국회선진화법’이다. 그런 19대 국회는 ‘식물 국회’로 변했다. 18대 국회가 1만 3913건의 법률안을 처리한데 비해 19대 국회는 8000여 건을 처리하는데 그쳤다. 선진화법을 악용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야당과 과반이 넘는 의석으로도 야당에 끌려다닌 집권당의 무능이 문제였다.

▶20대 국회는 ‘동물 국회’로 다시 돌아왔다. 패스트 트랙 지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에서 망치와 빠루(노루발못뽑이)가 다시 등장하고 사·보임 신청서 팩스 제출, 국회의장병상 결재, 법안 전자 제출 등 새로운 날치기 수법이 등장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됐다. 국회 점거 농성이 재등장하고 몸싸움, 고성, 막말이 난무해 민의의 전당이라기 보다는 ‘동물 국회’나 다름 없다. 여야의 당리당략 앞에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 국민 입장에선 혀를 찰 일이다. 2020년 4월 총선에 눈이 멀어 국민을 아랑곳하지 않는 정치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21대 국회 만큼은 ‘낭만’있는 국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김응삼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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